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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이 주는 하루

하동 귀촌 3년 차. 시골에서의 삶을 꿈꿔본 적은 없지만 늘 동경하며 막연한 바람으로 남아있던 삶. 갑자기 생겨난 기회에 덥석 이곳으로 내려와 가게를 차리고, 운영하고, 또 일상을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매일 기적같고 신기하다. 첫 1년 차, 하동 생활은 신기함 투성이었다. 마치 아무도 모르는 낯선 해외 어딘가에 떨어진 것만 같았다. 하동만의 시간, 이곳만의 분위기, 이곳만의 문화가 참 귀엽고 낯설었다. 처음 하동살이를 제안해 준 나의 동지 다은 언니 덕분에, 다행히도 하동의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3년 전 막연했던 귀촌인의 삶이 현실로 다가왔을 때, 처음으로 깊이 고민하고 생각해 보았던 현실적인 고충들이 있었다.
인생 첫 ! 하동 축제를 위한 3m 케이크 제작 프로젝트
그중 가장 크게 고민되었던 건 주변 사람들과 환경이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평화로움이야 두말할 것 없이 좋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너무나 태평하진 않을지? 때때로 나태하고 할 것이 없으니 자신만 바라보며 살게 되진 않을까? 그곳에서 나는 어떠한 발전도, 경쟁도 없이 젊은 나이를 허송세월하며 살게 되면 어쩌지? 너무 편하고 좋을 것 같지만 그게 맞을까? 하는 고민이 가장 컸었다. 서울 경기권에서 평생을 살며 치열함과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일상들은 늘 싫었지만, 그렇다고 아예 놓아버리는 것도 싫었다.
보장된 일자리와 삶이 있었기에 일단 가보기로 마음을 먹고 언니를 통해 만나본 사람들의 삶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 아! 이렇게나 건강한 마음가짐과 자세로 삶을 받아들일 수 있구나. 내가 정말 사랑하는 일을 최선을 다해 사랑하며 사는 삶. 하동살이 1년 차에 느꼈던 주변 이웃들의 모습이었다. 그들은 결코 나태하지도 자만하지도 않고, 어떠한 경우에도 사랑하는 일을 한다. 누가 시켜서도, 경쟁해서도 아닌 내가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삶. 사랑하듯 설계하는 하루일과, 나의 몸과 마음을 위한 음식, 주변의 이웃과 동물들을 향한 따뜻한 관심이 있다. 마치 동물의 숲 현실판과도 같은, 따뜻하고 깊은 동네 하동. 이곳에 정착하길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글을 적으며 나의 모습은 얼마나 나를 위해 열심히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누가 뭐래도 나를 사랑하는 삶을 살기. 하동에서는 실현가능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