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기본소득이 갈라놓은 두 군(郡)의 운명
[출처: 행정안전부 인구통계 ]
무너진 ‘4만 명’ 인구 방어선, 남해는 웃고 하동은 울다
2026년 1월 말을 기준으로 남해군 인구는 40,874명을 기록하며 39,942명의 하동군을 추월해 인구 역전이 일어났다. 14년 넘게 인구 감소의 늪에 빠져있던 남해군이 2025년 말 기준 인구 4만 명 선을 회복하며 극적인 반전에 성공한 것이다. 반면, 한때 남해보다 많은 인구를 자랑하던 하동군은 매년 1000여 명의 주민이 떠나가며 ‘4만 명’이라는 행정적, 심리적 마지노선까지 무너져 지역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거대한 역전의 중심에는 정부가 추진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있다. 남해는 기본소득 공모에 적극 참여해 전 군민에게 월 15만 원 지급이라는 유인책을 확보한 반면, 하동은 스스로 이 기회를 걷어찼기 때문이다. 하동군 역시 다양한 인구유입 정책을 펼쳤으나 남해군의 ‘기본소득’과 같이 주민 개개인의 삶에 직접적인 효능감을 주는 정책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인구 역전의 근본적인 이유로 파악된다.
[출처: 행정안전부 인구통계 ]
하승철 군수의 ‘재정 부담, 예산 타령’, 진정성 있는 이유인가?
하동군이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공모에 불참한 표면적 이유는 ‘재정 부담’이다. 하지만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변명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하승철 군수는 시정연설 등을 통해 ‘별천지 하동’을 외치며 수많은 개발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정작 군민의 삶에 직접 닿는 기본소득에는 지갑을 닫았기 때문이다. 특히 하 군수는 군의회가 추진하는 기본소득 조례에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도, 정작 본인은 1인당 20만 원의 일회성 ‘민생안정 지원금’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연간 290억 원에 달하는 기본소득 지방비 매칭은 부담스럽다면서, 선거를 불과 6개월 앞둔 시점에서 군민 1인당 20만 원의 ‘민생안정 지원금’을 일시 지급하겠다는 발상은 정책적 일관성도, 진정성도 결여된 ‘선심성 행정’이라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불필요한 예산은 넘치고, 정작 필요한 복지는 삭감되고
하동군의 예산 집행 실태를 들여다보면 ‘예산 부족’이라는 핑계는 더욱 초라해진다. 군의회 심의 과정에서 귀농·귀촌 정주 기반 조성 사업(15억 원), 고령자 복지주택 신축사업(53억 원) 등 실질적인 인구 정책 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동안, 군수의 역점 사업인 ‘미래도시 종합발전계획’에 포함된 군민 정원 사업, 주차장 확보 사업 등 대규모 하드웨어 사업에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불요불급한 사업에 편성된 막대한 예산들을 보면, 기본소득 공모 불참은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적 의지와 철학의 부재임이 분명해진다. 군민들은 “화려한 건물과 홍보성 행사에는 돈을 쓰면서, 우리 삶을 지탱해 줄 기본소득에는 인색하냐?”(청암면, A씨)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기본소득 통한 경제활성화 vs 선심성·일회성 민생지원금, 군민의 눈은 매섭다
기본소득은 단순한 시혜성 복지가 아니다. 월 15만 원의 지역화폐 지급은 단순한 복지를 넘어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해 소상공인을 살리고, 군민의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며 인구 유입을 유도하는 강력한 경제활성화 정책이다. 남해군, 곡성군, 옥천군 등 기본소득이 지급되는 지자체의 급속한 인구 유입과 지역의 활력 증대는 이를 증명한다. 기본소득 도입 이후 청년층의 유입과 정주 만족도가 상승하며 인구 소멸의 대안으로까지 거론되는 기본소득 정책을 하동군이 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에 하동의 한 소상공인은 이렇게 말했다. “옆 동네 남해는 기본소득 덕에 사람들이 지갑을 연다는데, 하동은 사람이 없어 문 닫을 판입니다. 한 번 주고 마는 지원금은 며칠이면 끝납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지속 가능한 기본소득입니다.”(하동읍, B씨)
6.3 지방선거, 하동의 운명을 바꿀 시간
다가오는 6.3 지방선거에서 하동군민들은 인구소멸로 사라져가는 하동군을 구경만 할 것인지, 아니면 과감한 정책 전환으로 반전의 기회를 잡을 것인지 선택해야 할 것이다. 불요불급한 ‘토목 사업과 선심성 지원금’에 혈세를 낭비할 것인지, 아니면 ‘농어촌 기본소득’이라는 확실한 카드로 지역을 되살릴 것인지를 말이다. 다가오는 6.3 지방선거는 남해에 역전된 인구와 경제활력을 되찾아올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예산 타령’을 하며 뒤로는 선심성 행정을 펼치는 이중적 태도가 아니라, 군민의 경제적 기본권을 보장하며 농어촌 기본소득을 책임지고 추진할 후보가 하동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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