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소유주가 폐쇄한 구재봉 등산로의 모습. 아래쪽에 하동군이 새로 정비한 등산로가 있다.
악양 구재봉 일대 등산로가 토지 소유주의 울타리 설치로 폐쇄되었다. 해당 구간은 주민과 관광객이 꾸준히 이용해 길이지만, 최근 출입이 전면 차단되며 이용이 불가능해졌다. 무엇보다 같은 이유로 악양 고소성 등산로가 폐쇄된 사례가 있어 “군에서 반복된 문제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안은 단순히 사유재산권 행사만으로 볼 수 없다. 산림 소유주의 권리를 존중하면서 소유주의 동의를 얻어 지자체가 공식 등산로로 지정·관리하는 등의 방법이 있음에도 이를 소홀했기 때문이다.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과 관련 지침’에 따르면 공익적 이용이 인정되는 숲길은 토지 소유자와의 협의나 사용권 설정을 통해 이용을 보장받을 수 있으며, 토지 소유주라고 하더라도 일방적인 등산로 폐쇄는 제한될 수 있다.
결국 이번 사태는 토지 소유주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하동군의 사전 관리 부실과 관련 정책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사실상 공식 등산로로 기능해 온 길에 대해 이용권 확보나 협의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같은 현실은 언제든 비슷한 갈등이 반복될 수 있음을 뜻한다.
논란이 커지자 최근 하동군은 우회 등산로를 조성했다. 그러나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평가이다. 동일한 조건의 사유지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근본적인 제도 정비 없이 우회로만 마련하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회로는 접근성과 안전성 측면에서도 기존 등산로를 대체하기 어렵다.
산을 자주 찾는 지역주민 K씨는 “또 다른 등산로도 언제든 막힐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등산로를 전수조사하여 그 사용 현황에 따라 등산로별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등산로 정비, 등산객 통과 등 사유재산 이용에 대해 토지 소유주와의 협약을 체결하는 등 근본적인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구재봉 등산로 폐쇄 사태는 공공재로서의 등산로 이용과 등산로가 위치한 토지에 대한 사유재산권 사이의 조정 실패를 드러낸 사례이다. 그리고 조정 실패의 책임은 하동군에 있다. 반복되는 갈등을 막고, 사유 재산권 보호와 함께 지역의 등산로를 주요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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