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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당, 하동군 농민 기본소득을 촉구한다

6·3지방선거를 맞아 진보당, 녹색당, 기본소득당 등 하동의 진보개혁 정당 관계자들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실현되었으면 하는 정책 및 가치에 대한 기고글을 보내왔다. 거대 양당의 기득권 정치에 맞서 시민사회를 대변하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과 군민들의 소박한 생활상 요구가 실현되기를 바라는 군소정당의 목소리를 싣는다. <편집자>
씨감자를 꼭꼭 심었다. 잎이 나오고 줄기가 제법 힘차게 올라오기 시작한다. 올해도 포슬포슬 맛난 감자를 쪄먹고 볶아먹을 수 있다. 감자 옆에는 대파 모종을 나란히 나란히 심었다. 아직은 젓가락보다 가늘지만 여름 가고 가을 가고 겨울 지나 내년 봄이면 어른 엄지 굵기 두 배나 되는 대파 잎으로 싱싱하게 자라날 게다.
감자와 대파만 자라면 얼치기 농부가 무슨 걱정을 하겠는가! 작물과 함께 그 옆에서 씩씩하게 자라는 놈들. 잡초가 있다. 세상에 잡초는 없다고. 세상의 모든 풀은 다 그 역할이 있다고 생명을 극진히 아끼는 분들은 말한다. 하지만 나는 아직 그런 경지에는 언감생심 얼씬도 못 한다. 작물이 자라는데 훼방꾼으로 등장한 잡초는 뿌리내리기 전에 초기에 박멸해야 할 밭의 적들이다.
감자밭 대파밭에 배를 깔고 엎어져 잡초를 뽑아주었다. 흙과 함께 한바탕 뒹구는데 옆에서 흙무더기가 스르륵 무너져 내린다. 흡사 흙도깨비가 밭에서 일하는 나를 구경이나 하고 있다는 듯이 크크큭 소리까지 낸다.
밭 정리를 해 놓고 뽕잎을 따기 시작한다. 30년 넘게 살아온 뽕나무 키가 크다. 남편이 나무에 올라가 가지를 뚝뚝 잘라낸다. 떨어진 가지에 붙은 윤기 반들반들 나는 뽕잎을 뚝뚝 딴다. 어느새 외발수레에 한가득 찼다. 잎에는 영글지 않은 연둣빛 아기 오디들이 달려 있다. 나무에 매달린 오디는 6월이면 짙은 보랏빛을 띠며 익어갈 것이다. 그 오디 툭툭 털어 오디잼 만들어 놓으면 한해 동안 달달한 거 당길 때 효자노릇 톡톡히 할 것이다.
이웃에 친하게 지내는 할매가 있다. 다리가 안 좋아 요양원에 계시다가 지난 4월 초에 집으로 돌아오셨다. 할매가 짓던 밭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었다. 걷는 것도 한 걸음 한 걸음 간신히 딛는데, 할매가 다시 호미, 낫 들고 밭으로 가시진 못할 것 같다. 묵정밭이 되기 전에 할매네 밭을 젊은 후배에게 소개해주려 한다.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살던 후배다. 그 후배를 보고 있으면 ‘경쟁’이라는 건 ‘개나 줘라.’는 확신이 온다. 말도 느릿느릿 행동도 느릿느릿. 하지만 신중한 느림이라 답답함이 없다. 그런 진국이 산골짜기 어느 한 곳에 터를 잡고 살고 있다. 그 젊은 후배에게 할매가 일구던 밭을 소개해주려 한다. 후배는 호미와 낫 하나로 흙을 파고 땅을 일구어 고추 심고 가지 심고 오이를 심을 게다. 타고 나기를 흙과 함께 사는 게 천성인 성격을 타고난 후배가 다리아파 밭에 나가지 않는 할매의 땅을 일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음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이음에서 밭에서 더 이상 수익을 내지 못하는 할매와 호미 하나로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후배가 당장 써야 할 생활비를 어떻게 마련하느냐이다.
농촌에 살고만 있으면 지급받을 수 있는 ‘농민기본소득’이 주어진다면 농사를 지었거나 지으려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겠는가! 올해부터 농촌에 살고 있는 주민에게 매월 15만 원을 지급하는 ‘농민기본소득’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하동군은 정책공모 당시 지원하지 않았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남해군에 실시되는 농촌기본소득에 대한 뉴스를 보았다.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되는 기본소득 사용에 대한 뉴스였다. 상품권을 쓸 수 있는 지역을 면 단위로 제한을 해야 한다. 그래야 면 단위에서 사라진 작은 슈퍼, 미용실, 식당과 같은 생활기반 시설들이 활기를 띨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또 농촌기본소득이 실시되는 전남 곡성의 한 주민을 만났다. 지역사랑상품권으로는 책방에서 책을 살 수 없다면서 다음 실시 때는 사용처를 더 넓게 책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저 부러운 이야기다. 기본소득을 어떻게 써야 주민도 살리고 그 주민이 사는 지역도 살릴 것인가하는 분분한 이야기다. 듣기 좋다. 하동군은 농민기본소득 실시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하동에 사는 우리는 하동군이 주민의 안정적인 삶을 위해 제 역할을 제대로 할 것을 촉구한다.
기본소득당원, 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