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돌
고려대 명예교수, 금남면 주민
도이치 주가조작과 김 여사 “불기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김건희 여사의 연루설이 2018년 2월경 언론을 통해 처음 제기됐다. 그 뒤, 2020년 4‧15총선을 앞두고, 최강욱·황희석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가 김건희 여사와 그 어머니 최은순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공모해 자기 계좌 등을 맡겼다.’며 이들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 고발했다. 당시 검찰총장(2019.7~2021.3)은 김건희의 남편 윤석열이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물러나고 국민의힘에 입당(2021년 7월)한 뒤 검찰 수사가 본격 개시됐다. 2021년 10월,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BP) 대표 등이, 11월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도 구속됐다. 12월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해선 “계속 수사가 진행 중”이라 했다. 그새 윤석열은 대통령(2022.5)이 됐다. 최근, 검찰 고발 뒤 만 4년 6개월만인 2024년 10월 17일, 서울중앙지검은 김건희의 혐의에 대해 별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흥미롭게도 위 의혹에서 김건희, 최은순 모녀는 (2010년에서 2011년 사이에만 해도) 총 23억 원을 벌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관련해 권오수, 이종호, 이정필, 김기현, 민태균 등 주요 인물들은 유죄 판결까지 받았는데, 김건희 모녀는 기소도 면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런 심각한 의혹이 제기되었음에도 검찰은 제대로 된 조사, 수사, 압수수색 등이 없이 2021년 12월의 ‘서면진술’, 2024년 7월의 (검사들이 휴대폰까지 빼앗긴 채 경호처 별관으로 간) ‘출장조사’가 전부다. 그 ‘출장조사’에서 검찰이 얻은 것은 “기억이 없다.”, “몰랐다.”밖에 없었다. 거기다 검찰이 “증거 없음”까지 보태 “불기소” 결론을 내렸다.
미국에서는 금융사기 범죄에 대해선 “종신형”을 선고한다. 실제로 2008년경 버나드 메이도프 전 나스닥증권거래소 회장은 투자자 수천 명을 속인 650억 달러(약 72조 원) 규모의 폰지 사기로 150년형을 선고받았다. 또, 뉴욕 사업가 출신 숄람 와이스는 1990년대 보험 회사를 상대로 한 4억 5000만 달러(약 6000억 원) 규모 금융사기로 845년형을 받았다. “살아서는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뜻!
그러면 무엇이 우리 검찰로 하여금 “불기소” 처분을 하게 했을까?
첫째, 검찰은 (미리 짜고 치는) ‘통정매매’에 대해 김 여사 본인은 물론 주가조작 주범들, 계좌 관리인들이 “김건희는 통정매매를 알지 못했다.”고 했음을 강조했다. 그런 말만 듣고 무혐의라 할 수 있을까? 실제로는 본인 명의로 통정매매가 47건 있었다!
둘째, 그간 유명해진 ‘12시에 만나요, 통정매매’에 대해 검찰은 “김건희가 (매우 신뢰하는) 권오수에게 연락을 받고 매매”했지만 “어떤 연락인지 알 증거가 없다.” 했다. 검찰은 “BP 패밀리도 모른다.” 했다. 그런 걸 제대로 밝히라고 검찰이 있는 것 아님?
셋째, 검찰은 김 여사가 ‘작전 기간’에 권오수(조작 핵심자)와 이정필(조작 실행자)을 뺀 다른 주범들과는 연락을 않은 것이 무혐의 판단 근거라 했다. 그런데, 조작기간에 권오수와 할인 매도건으로 “대판 한 것”만 해도 이미 ‘혐의’는 크다! 또 BP 이종호 대표와 40회 연락했다.
넷째, 검찰은 또, 김건희 여사가 주식 관련 “지식과 전문성, 경험이 부족하고 시세 조종 관련 전력이 없다.” 했다. 그러나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블록딜 외에 태광이앤시, 엔스퍼트, 우리기술에서도 주식거래 및 시세조종 거래를 했다. 증권사에 맡긴 6개 계좌는 또 뭔가?
다섯째, 검찰은 1심에서 무죄였으나 2심에서 주가조작 방조 혐의로 유죄가 된 전주(錢主) 손건희에 대해 “주가조작 세력과 구체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있다.” 했다. 김 여사는 그런 게 없다? 손씨는 오히려 1억을 잃었지만 김씨는 14억을 벌었다. 손은 유죄, 김은 불기소?
오호통재라, 대한민국 검찰, 답이 있을까? 지금으로선, ‘상설 특검’이 유일한 출구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