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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News/ 무단투기된 것이 쓰레기뿐 아니라 우리의 양심일지도
악양면의 회남재로와 악양서로가 갈라지는 하중대와 노전마을 사이의 정동리 삼거리 앞에 수거를 기다리는 쓰레기와 무단투기된 폐기물들이 방치되어 있는 것을 쉽게 볼수 있다. 산업폐기물 등 별도로 배출해야 할 것들을 무분별하게 버리는 주민들의 인식도 문제지만, 대로변 미관을 해치는 이러한 무단투기된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지 군행정의 대처 또한 아쉽다.
조준형 기자
윤 대통령은 복귀해야 할까? 아니면 파면돼야 할까?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모든 변론을 마무리하고 헌법재판소의 판결만을 남기고 있다.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으로 인해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체포·구속됐다. 그는 계엄선포 이후 한 달여 동안 ‘계엄의 정당성, 체포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의 집행을 거부한 채 관저에서 농성을 벌였다. 그러나 체포 이후에는 헌재심판정에 직접 출석해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내란혐의를 적극 부인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 점령을 시도한 계엄군 (출처: 연합뉴스/AFP)
탄핵 찬반을 다투는 쟁점은 이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탄핵심판을 진행하면서 탄핵소추 사유를 크게 5가지로 정리했다. (다음 표 참고)
우리 헌법은 이들 5가지의 쟁점 중 단 1개의 위헌성만 확인돼도 대통령을 탄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것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합의한 헌법의 약속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5가지 쟁점-[집중기획] 한국의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한다 ③
정치
강물이 반토막나자 바닷물이 올라왔다
섬진강 하류는 목이 탄다.(<오하동> 2022년 8월호 참고) 내려오는 물이 줄어들자 바닷물이 밀고 올라왔다. 하동송림 백사장에는 ‘뻘’이 쌓이고, 재첩은 ‘씨’가 말라가고, 지하수를 파면 ‘짠’물이 올라와 농사가 어렵다.
과거 배알도 일대에서 잡히던 재첩은 1965년 섬진강댐, 1985년 동복댐, 1991년 주암댐 건설로 강물이 줄어들자 상류로 거슬러 올라왔다. 주암댐 건설 전 구례 송정에서 1초에 98톤이던 강물은 현재 49톤으로 반토막이 났다. 여기에 2005년 다압취수장의 증설 이전으로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하루 8만 톤을 퍼올리던 취수장이 45만 톤까지 퍼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재첩이 죽어갔고, 지하수는 더 짜졌다. 결국 어민들과 농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강물이 줄어들어 풀과 나무가 뒤덮고 있는 섬진강의 모래톱
재첩은 줄었지만 문제 없다는 정부
참다못한 주민들은 2017년 <섬진강 염해피해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 결과 2018년 섬진강 염해피해 조정회의에서 합의문을 작성한다. 합의문에 따라 다압취수장은 하루 최대 40만 톤까지만 퍼올릴 수 있게 됐고, 원인 조사 및 대책 마련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목도에서 염분도 18‰*이면 피해가 없고, 섬진강 물의 양은 구례 송정에서 1초에 10.4톤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조사해보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현실과 일치하지 않는 연구 결과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자 조사를 다시 하기로 했다. 그 조사가 바로 올해 실시되는 ‘섬진강 재첩 서식환경 실증조사 연구용역’이다.
(* ‰ : 1000g(1kg)의 물에 소금이 몇 g 있는지 나타내는 단위. 18‰은 1000g의 물에 18g의 소금이 있다는 뜻)
섬진강 염해피해 해결의 마지막 기회
환경
지난 2월 5일, 하동종합사회복지관 3층 다목적실에서 영산강유역청이 주관하는 ‘재첩 서식환경 연구용역 1차년도 결과 주민설명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는 재첩 어민뿐만 아니라 목도 시설재배 농가 농민들을 포함하여 100여 명의 군민이 참석했다. 이날 목도 농민들은 “재첩도 중요하지만 농사짓는 사람들 생각도 해 줘야 한다.”며 “농업 피해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대책을 세워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섬진강물도, 지하수도 농업 용수로 쓸 수 없어
목도 문도마을 이장 김성길 씨를 만나 시설재배 농가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물었다. 그는 “지금은 섬진강 물을 끌어다 쓰는 건 못 해요. 목도 들판이 30만 평쯤 되는데, 관정이 한 100개 정도 있다고 그래요. 근데 99%가 지하수를 못 쓰고 있습니다. 그저 하우스 보온을 위해 수막용으로만 쓰고 있어요.”라고 했다.모터를 이용해 섬진강 물을 끌어다 쓰기도 하고 지하수를 활용해서 농사를 지었던 옛날의 모습은 이제 다시 돌아올 수 없다.
목도마을 주민 대부분은 시설 재배업에 종사한다. 2015년 전까지는 거의 수박 농사를 지었다. 그런데 섬진강 물의 염도가 높아짐에 따라 지하수의 염도도 덩달아 높아졌다. 농가들은 짠물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작물들로 변경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양상추, 샐러리 등 20여 가지의 양채류를 재배하고 있다. 작물 재배에 필요한 물은 횡천강에서 끌어다 쓴다.
목도 마을 전경. 주민 대부분이 시설 재배업에 종사한다.
횡천강에서 끌어오는 물, 충분치 않을 때는 물싸움이 나기도
문도마을 이장 김성길 씨는 “섬진강에서 모래를 채취하고 위쪽에는 댐이 지어지고 하면서 위에서는 민물이 못 내려오고 밑에서는 바닷물이 치고 들어오더니 지하수에 염분이 차기 시작했어요. 수로에 허옇게 소금이 생겨서 눈으로 다 보였어요.”라고 말했다. 또한 “18년 전쯤인가 청년회하고 이장들이 군 행정에다 민원을 제기해서 횡천강 물을 끌어와 쓰고 있습니다. 100% 만족하지는 못해요. 행정하고 농어촌공사하고 기싸움,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펌핑장에 들어가는 전기세를 서로 안 내려고 미룹니다. 모터를 2개 돌려서 물을 충분히 공급해줘야 하는데 1개만 돌릴 때가 있고, 그러면 동네 주민들끼리 물싸움이 나요. 행정에 전화를 해서 두 대 돌려달라고 사정을 하고... 지금도 충분한 물 공급을 받고 있지는 못한 상탭니다.” 라고 하소연한다.
김성길 이장은 농업용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뿐 아니라 짠물이 땅으로 침투하면서 작물의 수확량에 영향을 미치고, 비닐하우스 철근의 다리 부분이 2년이면 삭아서 못 쓰게되고 비닐도 일찍 삭아서 교체 주기가 짧아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적 고충을 토로했다.
섬진강 ‘짠물’, 목도 시설재배 농가를 위협한다
농사
악양면의 회남재로와 악양서로가 갈라지는 하중대와 노전마을 사이의 정동리 삼거리 앞에 수거를 기다리는 쓰레기와 무단투기된 폐기물들이 방치되어 있는 것을 쉽게 볼수 있다. 산업폐기물 등 별도로 배출해야 할 것들을 무분별하게 버리는 주민들의 인식도 문제지만, 대로변 미관을 해치는 이러한 무단투기된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지 군행정의 대처 또한 아쉽다.
조준형 기자
Photo News/ 무단투기된 것이 쓰레기뿐 아니라 우리의 양심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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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Cartoon/ 나들이의 계절...차는 사람 조심, 사람은 차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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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회 당산제를 지낸 청암면 사동마을 주민
333년을 이어온 청암면 사동마을 당산제
지난달 음력 정월 대보름(2월 12일) 청암면 사동마을에서는 당산할매 돌탑 아래 돼지머리에 돈봉투가 꽂혔다. 마을 당산제가 열린 것이다. 원래 아침 10시부터 거행될 예정이었으나 우천 관계로 2시에 열렸다. 이날 새로 부임한 청암면 면장 박영경 씨는 제관으로 참석해 주민들과 함께 당산에서 제를 올렸다. 박영경 면장은 “당산제 역사가 아주 오래됐더라고요. 우리 마을 (횡천면 마치 마을)도 제가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나무에 소지를 둘러놓고 황토를 길 따라 요만큼씩 부어놓고 그러더라고요. 어쨌든 일 년에 한 번 있는 행사니만큼 이런 기회에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전통으로 주욱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사동마을(절골) 당산제는 333회로 그 역사를 정확히 기록하고 있다는 데 의의가 깊다. 사동마을은 3개로 나누어진 명사마을의 가장 위쪽에 위치해 있다. 소수의 대표 주민만이 제를 지내는 다른 곳과 달리 사동마을은 마을 주민 전체가 큰 잔치를 벌이며 당산제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사동마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마을에 사는 이장 강갑정(74) 씨는 어렸을 적 어른들이 할배당산에서 제를 지내고 바로 내려와 할매당산에서 제를 지냈다고 기억을 전한다. 할배당산은 마을 끝자락에 있는 절 동산사 좌측에 있는 ‘천용바위’라 불리는 큰 바위이고, 할매당산은 높이가 3.5 미터 둘레가 16미터 정도 되는 마을 입구에 있는 큰 돌무덤이다. 지금은 할매당산 앞에서만 제를 올린다.
강갑정 씨는 당산제에 참여했던 경험을 다음과 같이 전해준다. 제주는 주로 부부가 맡는데 (고 허기순 씨 부부가 주로 맡았다), 3일 전부터 목욕재계하고 좋은 생각만 한다. 다른 사람들과는 말도 섞지 않고 당일에는 화장실도 가지 않고, 갔으면 다시 목욕한다. 제수용품 장을 볼 때는 사람들을 가능한 한 보지 않기 위해 삿갓을 쓰고 물건값도 깎지 않고 말을 아낀다. 특히 상갓집은 멀리한다. 집 앞 밑에는 금토(깨끗한 황토)를 뿌리고 위에는 금줄(새로 꼰 새끼줄)을 두른다. 제사상은 지금보다는 검소하게 차렸고 새로 지은 밥을 당산 아래 묻는다. 이날 제사에 사용한 밥그릇이나 국그릇, 수저는 다음 해에는 사용하지 않고 매년 새것을 이용한다.
지금은 여러 가지로 전통이 느슨해졌지만 마을 주민들은 제삿날 하루 전, 당산 주위를 깨끗이 청소하고 손수 금줄을 만든다. 금줄을 당산에 두르고 마을 주민의 일 년 소망을 적은 소지를 꼽는다. 일 년 동안 잘 닦아 보관한 제기와 돼지머리를 비롯한 시루떡과 과일 등 제사 음식 준비도 마친다. 명사마을은 사동, 점마을, 존티(상존과 하존)와 용심정으로 길게 이어져 있다. 명사(明寺)라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절이 많았던 곳이다. 1700년대 후반까지 존재했다고 알려진 청암사의 흔적이 ‘사미대’를 비롯해 희미하게 남아있다. 명사마을의 가장 끝인 사동마을은 특히 절골이라 불렸을 만큼 사찰로 유명했고 지금도 4개의 암자가 있다.
자연을 귀히 여기고 사람을 존중하는 전통을 이어간다
우리마을두루두루
나는 밤 9시면 잠을 잔다. 하동 지리산 악양 골짜기에 들어와 살면서 시작된 버릇이다. 서쪽 산머리로 해가 꼴깍 넘어가면 산골짜기는 금방 어두워진다. 잠든 산에 기대어 나도 쌔근쌔근 아침을 기약하며 잠에 든다.
그런데 그날 밤, 잠을 제대로 잔 사람이 우리 나라에 있기는 할까? 2024년 12월 3일 밤. 연신 부르르 떨어대는 전화기를 급기야 열었다. 카톡 방 한곳에 사연이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눈을 부비며 읽다가 벌떡 일어났다.
뉴스에서는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대통령의 모습과 국회 앞에 몰려든 시민들과 군인들이 맞서는 모습이 나왔다. 이어서 국회 담장을 넘어가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나왔고 총을 든 군인들이 국회건물의 유리창을 부수고 진입하는 무서운 장면이 중계됐다. 전쟁과 같은 비상상황에서나 발포한다는 비상계엄이다. 가슴이 벌렁벌렁 떨렸다. 공포스런 그 순간에도 국회 앞에서 계엄군을 막으며 국회를 지키는 시민들을 보며 가슴을 진정시켰다. 당장이라도 국회 앞으로 달려가 온몸으로 말도 안 되는 이 상황을 막고 싶었다. 간절한 마음을 집중하여 계엄해제에 이르기까지의 국회 상황을 지켜보았다. 합법적으로 이 야만의 짓거리를 막아내지 않으면 발생할 일들은 너무도 뻔히 보였다. 공권력의 권위와 힘으로 무장한 독재자들이 저지른 폭압 때문에 겪은 고통과 아픔의 한은 아직도 다 풀리지 않았고 규명되지도 않았다. 그런데 또 그런 아수라장에 이 나라가 빨려 들어가게 해서는 안 된다는 간절함으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다행히 국회에서 계엄해제를 가결시켰고 한시름 놓은 상태로 살고 있다. 그날 이후로 ‘도대체 이 나라가 어찌 되는 거지?’하며 매일 뉴스를 찾아본다. 아하! 학교 다닐 때 머리 아프다고 들여다보지도 않았던 헌법을 지금 공부하고 있다. 비상계엄은 해제됐고 대통령 탄핵으로 역사는 흘러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14일에는 대절 버스를 타고 서울 국회의사당에 다녀왔다. ‘하동시민행동’에서 마련한 버스였다. 국회가 있는 서울 국회의사당 앞으로 가자 수많은 시민들이 응원봉과 손팻말을 들고 도로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칼바람 부는 거리에서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하고 있다는 따뜻함과 연대의식을 느끼며 “윤석렬 탄핵!”을 외치고 돌아왔다. 그날 서울집회에 가서 많이 놀랐다. 아이돌 팬들이 사용한다는 응원봉도 실컷 봤고, 그런 노래가 있었는지도 몰랐던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상’이라는 노래도 따라 불렀다. 게다가 ‘토요일 밤에’ 노래가 나왔을 때 앞줄에 앉은 20대 여성들이 신나게 노래를 하길래. “후렴구가 뭐예요?”하고 묻자 “토요일 밤에 석열이를 탄핵해!”라고 알려준다. 젊은 후배님들과 거리에서 한마음으로 외치고 하동으로 돌아온 그날 정말 대단한 뭐라도 한 것처럼 뿌듯했다.
하지만 하동과 서울이 어디 만만한 거리인가? 집회에 참여하려면 이곳의 일상을 자꾸 미뤄야 한다. 그래서 그날부터 나는 ‘하동이 서울이다.’라는 생각에 골몰했다. 그날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시위가 그토록 깊은 울림과 광장에서의 해방감을 선물해 준 가장 큰 요인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청소년과 젊은 시민들에게 연대의식을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런 깊고 따뜻하고 정의로운 감정을 여기 하동에서도 느끼고 싶다. 이런 감정의 소통을 하려면 맛있는 밥 한끼 같이 먹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느닷없이 모르는 청소년들에게 밥 먹자고 손 내미는 것도 뻘쭘한 일이니, 소통할 수 있는 문을 하나 내보자고 제안한다.
12월3일 하동의 밤
독자기고
대통령 윤석열은 2024년 12월 3일 통치행위를 벗어난 불법적인 비상계엄 발포를 통해 내란을 일으켰다. 12월 14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 소추 결의안이 가결되어 윤석열의 대통령직은 정지되었다. 곧이어 윤석열과 내란 가담자들은 체포, 구속되었고 윤석열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광장에선 시민들이 연일 모여 ‘윤석열 파면과 사회대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반대편에선 윤석열 지지자들이 모여 ‘탄핵 반대’를 주장하고 있으며 급기야는 서부지법 폭동으로 사법부에 대한 침탈까지 감행했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위기를 맞이했고 그 양상은 내란에서 심리적 내전 수준으로 옮겨가고 있다.
윤석열의 계엄령 발포는 40여 년 전의 역사를 뒤돌아 보게 한다. 군부 쿠테타와 광주 학살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은 1987년 6월 시민들의 민주항쟁에 굴복했고 결국 노태우의 6.29 선언으로 직선제 개헌을 받아들였다. 개헌 협상은 군부세력 민정당과 김영삼, 김대중이 이끌던 두 야당이 밀실에서 진행했다. 5년 단임 대통령제, 국회의원 소선구제, 지방자치제 등 형식적 민주주의를 골간으로 하는 제6공화국 헌정질서가 수립되었다. 그러나 기층 민중이 배제된 개헌은 지역주의에 기반한 거대 보수 양당의 정치 독점체제로 귀결되었다.
세계 경제 10위라는 겉모습과 다르게 세계최고 수준의 자살률, 저출산율, 산재 사망률은 무너져 가는 우리 삶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아래에서 들어선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선 신자유주의 질서가 깊고도 폭넓게 진행되었다. 그 결과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는 심화되고 구조화되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선 부정과 무능이 난무했고 결국 대통령들은 구속되고 파면되었다.
2016년 촛불항쟁에 힘입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 그러나 더불어 민주당은 국회의 다수당이 되었음에도 차별금지법은 상정조차 하지 않았고 노란봉투법 등 노동, 농민, 민생 개혁법안들은 처리하지 않은 채 소위 ‘적폐청산과 검찰개혁’에만 매달렸다. 촛불항쟁에 나선 시민들의 실망감과 싸늘함은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국민의 힘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키는 아이러니를 낳았다.
정치적으로 독선적이고 무능했던 윤석열은 대통령의 권력을 제왕적으로 휘둘렀다. 더불어 민주당은 지난 정부에서 처리했어야 할 개혁법안들을 내세워 정쟁의 도구로 삼았다. 윤석열은 정치로 풀어야 할 문제를 민주주의 파괴와 유혈사태로 해결하기 위해 급기야 불법계엄을 발포했다. 87년 이후 증가하던 승자독 식에 의한 정치 불안정, 불평등과 양극화 심화, 사회적 약자의 소외, 민주주의의 붕괴가 결국 파국으로 치달은 것이다. 다행히도 광장에 모인 시민과 국회의 계엄해제 의결, 탄핵에 힘입어 12.3 내란사태는 진정되고 해결의 방향을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변화와 개혁이 없다면 미봉책에 그칠 공산이 크다.
12.3내란사태로 본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
독자기고
2024년 12·3 비상계엄을 단지 그 주범과 공범을 단죄하는 것으로 ‘종결’해선 안 된다. 비상계엄은 그간 한국 사회의 총체적 부정부패를 드러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기 때문! 그 대표적인 예를 창원국가산단의 진행 과정 속에서 본다. 내란 속의 ‘새끼 내란’!
물론, 나라 살림을 경영하는 입장에선 ‘절대농지’처럼 ‘국가산단’ 같은 큰 계획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계획·추진 과정은 시종일관 투명하고 타당하며 민주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2023년 3월에 발표(윤석열 주재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된 15개 국가산단, 특히 그 중 창원산단은 이상하게 냄새가 고약하다. 이 ‘비상경제·민생회의’는 2022년 7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전국을 돌며 총 24차례 있었는데, 예산 낭비와 총선용 공약 남발이라 비판받았다
첫째, 윤석열 정부의 ‘핵폭탄’으로 통하는 명태균은 김건희와의 은밀한 통화 외에 창원산단 부지 선정(규모, 위치) 과정에 깊이 개입했다. 창원시 G국장도 “명씨가 최초 입지를 제안했고, 부지 경계선 설정 시에도 협의”했다고 했다.(2022년 11월, 명씨에게 현황 보고) 심지어 산단 부지가 당초엔 10만 평 규모였는데, 명씨의 개입(김’영선 의원, 박완수 지사를 지렛대로)과 더불어 300만 평 규모로 확대된 의혹도 있다.
명태균이 누구인가? 이미 밝혀진 바, 그는 오래 전부터 지방선거(홍남표 창원시장, 박완수 도지사), 총선(김영선 의원), 국힘당 내부 경선(홍준표, 오세훈, 김진태 등), 대선 과정(윤석열)에서 여론 조작의 달인(“박사님”)이었다. ‘부정 선거’와 ‘킹 메이커’였던 셈! 내 경험(2005~2010년 마을 이장일 때, 아파트 건설 과정에서 불법적 토지용도 변경을 위해 온갖 조작을 했던 충남도청 공무원 한 명도 ‘O박사’였다.)으로도 이런 존재들은 학술적 역량과는 무관하게 ‘박사님’으로 불린다.
그런 그가 창원 의창구 김영선 공천(2022. 6. 보궐선거)과 관련, 윤석열-김건희와 공모 끝에 윤한홍-윤상현을 따돌리고 성공했던 일의 연장선 위에 창원국가산단이 있다. 그 핵심은 ‘여론조작’의 대가를 ‘김영선 공천’과 ‘부동산 수익’으로 돌려받는 대국민 사기극!
둘째, 바로 이 창원산단 조성 발표(2023. 3. 15.) 직전과 직후, 명씨와 10년 가까이 사업 동반자 관계인 K씨가 산단 인근에 8억 5천만 원으로 8965㎡(2712평) 규모의 토지를 매입했다. 이는 명씨가 창원지검 조사 뒤 언론에 “창원산단은 제가 창원시한테 제안한 것…, 근데 제가 땅 한 평 샀느냐. 제 주변 사람 있느냐?”라 한 것과 배치된다. 명씨는 신용불량자라 직접 매매를 못한다. 인근 부동산업자들의 견해(이미 완성된 동전산단 사례에 비춰)로, 2030년경 창원산단 건설 시 8억 5천짜리 땅이 50억 이상으로 뛸 전망이다.
창원국가산단, 내란 속의 ‘꼬마 내란’
칼럼
지난 1월 7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하동지구 관리기본계획 변경(7차)’이 고시되었다. 고시의 내용은 분양계획 변경이다.
2009년 시작된 대송산단 개발사업은 대부분이 아직도 ‘조성 중’이다. 이 때문인지 분양된 면적(경남QSF, 6만 2712㎡)은 전체의 7.7%에 불과하다. 결국 분양이 어려워지자 하동군이 이번 계획 변경을 통해 일부 구역을 ‘분양’이 아닌 ‘임대’로 바꾸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문제는 분양되지도 않을 산업단지를 무리해서 만든 하동군의 ‘원죄’에 있다.
땅이 가라앉아 갈라진 대송산단의 도로
16년 동안 18번 계획 변경, 아직도 공사 중
지난 2월 4일, 대송산단 준공 및 개발기간 변경을 위한 실시계획 변경 고시도 있었다. 이번 변경 고시는 18차인데, 대송산단 개발이 시작된 2009년부터 지금까지 16년 동안, 18번이나 계획이 변경된 것이다. 16년 동안 18번이나 계획이 변경되었음에도 대송산단은 아직도 ‘조성 중’이다. 결국 일괄 준공이 어렵다고 본 하동군은 ‘대송산단을 두 구역으로 나누어 준공하기로 했고, 승인을 받았다.’ 는 것이 고시의 내용이다. 이 같은 노력에도 개발기간 내 준공이 불가능하여 개발기간도 2025년 12월 31일까지로 1년 늘렸다.
하동군은 대송산단 조성 사업비 2788억 원 중 2260억 원을 민간자본을 유치해서 마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민간자본으로 유치하겠다던 2260억 원의 ‘빚’을 아직도 갚고 있다. 최근 하동군은 많은 빚을 갚았다며 그 ‘업적’을 알리는 데 열심이다. 하지만 스스로 ‘업적’을 알리는 것보다는 ‘원죄’ 인정과 재발방지 약속, 그리고 빚을 갚은 돈이 어디서 난 것인지, 즉 어떤 예산을 ‘깎아서’ 갚은 것인지를 군민 앞에 먼저 밝혀야 할 것이다.
최지한 기자
대송산단 분양, ‘계획’ 또 변경
이슈
대송산단
‘에버딘대학교’라는 유령 ①
2008년 하동지구개발사업단(이하 하개단) 설립으로 갈사산단 조성사업이 본격화되었다. 2009년 하동군과 하개단이 공동사업자로 지정되고, 2010년 대우조선, 2012년 5월 2일 하동군이 다시 분양계약을 맺는다. 하동군이 550억 원에 분양받기로 한 이곳이 바로 ‘에버딘대학교라는 유령’이 떠도는 곳이다. 하동군이 맺은 분양계약을 살펴보자.
먼저, 계약금은 55억 원이고 분양 잔금은 부지 취득 후 납부하기로 하였다. 특히 잔금 납부 전이라도 해당 부지를 우선적으로 사용이 가능하게 하였다. 이는 해양플랜트종합시험연구원 건설 사업의 국비 지원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계약에 따르면 하동군은 분양 잔금을 내지 않더라도 ‘언제든지’ 해당 부지를 해양플랜드종합시험연구원 건설을 위해 사용할 수 있었다.
5일 뒤인 2012년 5월 7일 문제가 생긴다. 하개단이 하동갈사만제일차 유한회사와 대출약정을 맺는데 하동군이 지급보증을 선 것이다. 심지어 대출금 495억 원의 6.2%를 선이자로 떼기도 하였다. 같은 날 하동군은 분양자 지위이전에 합의한다. 하개단이 분양자로서 갖던 모든 권리와 의무를 이전받은 것이다. 하동군은 분양자이면서 분양을 받을 수 있는 자(수분양자)가 되었다. 갈사산단 부지를 마음대로 사용하거나 처분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 것이다.
그런데 한 달 전인 4월 3일 하동군은 이상한 계획을 세운다. 바로 분양 잔금 495억 원의 조기 납부 합의를 포함하는 ‘갈사만 사업 관련 보증채무 및 사업약정 등 추진 계획’이다. 2013년 12월 17일, 하동군은 하동군의회에 분양 잔금을 조기 납부해야만 해양플랜트종합시험연구원 건립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거짓 보고한다. 또한 ‘잔금 납부를 위해 정기예금을 중도해지하면 4680만 원의 이자수입 손해가 발생한다.’는 담당 공무원의 문제제기도 묵살한다. 결국 대출만기일이 2015년 4월 3일 임에도, 2013년 10월 18일 130억 원, 2014년 2월 6일 260억 원, 2014년 2월 7일 105억 원 등 총 495억 원을 조기 납부한다.
문제는 하동군이 지출한 495억 원이 분양 잔금 495억 원인지, 하개단이 대출받은 495억 원인지의 여부이다. 만약 분양 잔금이라면 분양자 지위 이전합의에 따라 분양자가 된 하동군이 자신에게 분양 잔금을 낸 꼴이 되고, 대출금이라면 하개단이 대출약정을 맺을 때 선 지급보증의 대가를 치른 꼴이 되는 것이다. 두 가지 경우 모두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
‘에버딘대학교’라는 유령 ①-갈사체크, 이건 이렇습니다-
이슈
갈사산단
톡톡-
소란과 흥분, 시끄러운 거리의 음악으로 정신이 약간 혼미해질 즈음 누군가 내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저... 시를 한 편 읽어도 될까요.”
하동 집회의 씨앗을 함께 심어준 농부님이 수줍게 말을 꺼냈다.
“그럼요!”
기다리던 손님을 만난 것처럼 얼굴이 환해졌다. 재생되고 있던 음악이 끝나자마자 마이크를 잡고 농부님을 소개했다. 목도리와 털모자로 무장한 스무 명 남짓한 사람들이 좌우로 흔들던 몸짓을 멈췄다. 그들도 모두 나와 같은 표정이었다. 농부님은 두툼한 점퍼 왼편에 끼고 있던 파일에서 구겨진 종이 한 장을 꺼냈다.
그 순간 오거리를 씽씽 지나가는 차들의 소음은 완전히 물러났다. 짧게 깎은 회색빛 수염만큼이나 올곧은 그의 단어들. 농부님은 뽀얀 쌀밥을 짓듯이 시를 지어오셨다. 한 톨의 거짓됨 없이. 나지막한 그의 목소리가 사그라들자 사람들은 태양빛에 목말랐던 해바라기들처럼 더 환하게 웃어 보였다.
뒤쪽에 가려져 있던 한 분이 자신도 시를 읽겠다며 앞으로 나왔다. 색 바랜 시집을 꺼내더니 권정생의 <애국자가 없는 세상>을 또랑또랑하게 읽었다.
민주주의는 이렇게 광장에서 싹트고 있다
독자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