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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적인 문화가 청년들을 끌어안는다

지방소멸, 지방인구소멸이라는 개념이 친숙해지는 시대입니다. 농어촌이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들이 현실화되어가는 요즘입니다. 하동 읍내에서조차 젊은 사람들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공공 행사에서 청년을 보기는 더 어렵습니다. 2022년 12월 27일에 열렸던 하동군 인구정책 토론회에도 공무원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청년은 소수에 불과했습니다.
토론이 열린 회의실에는 군 행정 관계자와 민간단체 관계자들의 명패와 그들만의 테이블이 보였습니다. 나머지 참가자들에게는 의자만 있었습니다. 열린 공간, 누구나 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평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우선입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면 군민, 청년의 참여 의지는 높아질 것입니다.
토론의 발제에 앞서 하승철 하동군수는 “청년이 말하는 대로 하동”을 캐치프레이즈라 언급했습니다. 청년이 제안하기만 하면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하동의 청년인 본 기자가 제안합니다. 공식 행사에서 누구나 같은 위치, 같은 테이블과 의자에 앉아 참여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주기 바랍니다.
기조 발제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구문제는 지역의 성원 모두가 협력해도 어려운 것”이라고. 한 토론자는 이야기했습니다. “세대별로 나누어 주민의 요구를 각각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지역사회의 문제를 지역 주민과 함께 고민해야만 구체적인 대안 또한 발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토론을 통해 지역사회 인구문제의 현재 상황을 끊임없이 알리고 또 알려야 할 것입니다.
토론회의 배포자료에는 주민들이 함께 보면 좋았을 내용이 많았습니다. 보도자료를 통하여 본 토론회의 결과는 압축적입니다. 일회성 행사로 끝낼 것이 아니라, 양질의 토론 내용을 공유하고 주민들 스스로가 지역의 문제와 대응방안을 학습할 수 있도록 온라인 중계를 하거나, 온라인상 토론 자료 공개 창구를 신설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문제가 복잡해지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행정이 원만하게 해결하기는 갈수록 어렵습니다. 주민들이 이해당사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보고 듣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거나, 정책의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함으로써 주민들 스스로가 정책의 추진과정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참여의 시작은 정보 의 수평성에 있습니다. 정보를 공개하고 함께 고민하면 더욱 다양한 방안을 함께 발굴할 수 있습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돈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진심 어린 소통을 통해 효과적인 대안을 도출할 가능성도 커집니다.
결과의 통보가 아닌 과정의 공유, 과정에서부터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결과를 함께 만들어 낼 때 참여의 지속성, 대안의 효능감이 커질 것입니다.

2023년 2월 / 1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