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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군 인구정책 토론회에서는 어떤 방안들이 제시되었나?

지난 12월 27일, 적량면 농산물 가공 지원센터에서 하동의 지역소멸 위기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하동군 인구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군민, 군의회 의원, 도의원, 하동군수를 포함한 공무원 등 약 150여 명이 참석했다. 토론회에는 이상림(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마강래(중앙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신영미(서울대학교 인구정책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임진모(대중음악 평론가), 김경준(전 딜로이트컨설팅 부회장)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초청되었다.

“청년이 너무 없어, 모든 정책을 쓴다 해도 큰돈이 안 든다”

하승철 군수는 “지난 십 년간 평균 1000명 이상 하동 인구가 줄었다. 군정 목표를 ‘지역소멸 극복’으로 내걸고 이를 총괄하기 위한 지역활력추진단을 만들어서 인구문제와 귀농·귀촌 문제를 다루도록하고 동시에 그 바탕이 되는 사회혁신, 근본적인 토대혁신을 위한 정주 여건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하동만의 매력을 장점으로 삼고, 청년이 원하는대로 하동 청년이 무슨 정책이든 제안하기만 하면 다하겠다는 각오다. 다 한다 해도 큰돈이 안 든다. 청년이 너무 없기 때문이다”라며 다양한 대응 방안이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역이 스스로 청년을 밀어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기조 발제를 진행한 이상림 연구위원은 “2045년경부터 가장 고령화된 국가가 될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선제적 적응전략이 필요하고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구가 유출됨에 따라 경제 활력이 떨어진다, 양육 및 교육 여건 또한 나빠져, 중산층이 떠나게 됨으로써 결국은 빈곤율도 높아진다. 인구 유출과 지역 환경 쇠퇴의 악순환 고리에 빠질 수 있다”라며 인구감소에 대해 지역사회 성원이 협력해서 같이 논의해야만 하며, 군수와 의회에서는 이러한 지역의 문제를 전국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지방인구 소멸의 핵심 원인은 청년 인구 유출”에 있음을 강조했다.
“인구 유입 정책보다는 청년이 떠나는 것에 대해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주의 목적지와 나이, 성별이 다른 것을 보면 원인이 다르다. 그에 맞춘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왜 도시로 나갈까, 나가더라도 늦게 가게 하는 것, 멀리 가지 않게 하는 것, 지역에서 청년정책을 같이 실행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것이 핵심일 것이다. 많은 지자체가 청년을 유치하는 정책을 펼치는 것이 많다. 자기 예산을 가지고, 자기 지역의 청년들을 소외시킨 것이다”라며 지역이 스스로 지역 청년을 밀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방소멸위기 대응을 위한 하동군 인구정책 토론회 모습

베이비붐 세대를 끌어안아야!

공동발제를 한 마강래 교수는 베이비부머를 끌어안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제시하며 고향사랑기부금에 총력전을 펼쳐 지자체의 수입을 증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차(1955~1964년생)와 2차(1965~1974년생) 베이비붐 세대를 합치면 1685만 명, 대한민국 인구의 1/3이다. 이 중 1차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 세대로 편입되기 시작했다. 은퇴 후 귀농·귀촌을 하려는 이 세대에 주목해야 한다. 베이비붐 세대, 중소기업, 농어촌지자체의 3자 결합이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엄청날 것이다”라며, 지자체는 베이비붐 세대가 잘 정주할 수 있도록 주택, 의료, 교육 분야의 지원을, 중소기업에는 생산 및 기반시설을 지원하여 이들 베이비붐 세대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베이비붐 세대들이 임금수준을 조금 양보하게 함으로써 세수 증대, 지역경제 활성화, 안정적 일자리 확보를 가지는 지역사회 성원간의 3자 연계 강화 모델을 제시했다.

문화는 지역에 대한 긍지

이어진 토론에서 임진모 평론가는 “어릴 적 거주했던 지역에서 문화체육 관련시설(음악다방 등)을 접하면서 자부심을 느꼈고, 뇌리에 깊이 저장되어 있다. 문화적 환경은 지역에 대한 긍지를 낳는 정과 낭만을 생성시키며,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매개체다. 지역으로 귀촌하고 싶지만, 건강을 생각할 때 병원이 없어서 결정하기 어렵다”라며 의료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가족 친화 도시의 준비

신영미 선임연구원은 “하동은 진주로 인구 유출이 많다. 또한 주거지로서의 기능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인구정책 방향을 고민하면, 주거지 기능을 확대할 인프라 지원이 필요하다”라며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하동군이 여가문화 체험활동 지역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가치관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노인 친화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을 제시했다. 더불어 사람이 아닌 가족 단위의 개념을 제시하며 ‘가족 친화적 마을만들기’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주여건 개선’에 대해 청년가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생활편의 시설 구비’를 위해 무자녀 부부, 신중년, 고령층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필수임을 덧붙였다.

귀농·귀촌의 매력을 계속 유지해야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딜로이트컨설팅 김경준 (전)부회장은 “UN, WTO에서 세계 최고의 관광마을로 하동 악양면 평사리를 선정했다. 큰 자산이다. 예전부터 하동은 매력 있는 귀농·귀촌 대상지 중 하나다. 이를 활용하기 위한 마케팅이 필요하다”라며 리얼모델 마케팅, BNPL(Buy Now Pay Later,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 유명인 마케팅,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 인구 유입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방법론을 제시했다.

2023년 2월 / 1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