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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아카데미 ‘행복 인문학’ 강의를 마치며

고려대 명예교수, 금남면 주민
“평소 집이나 학교에선 들을 수 없는 얘길 많이 들어 좋았어요.”
“몇 번 빠졌지만, 제 삶에 참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남은 인생을 전사처럼 불태우는 삶을 살겠노라 다짐했습니다.”
“다양한 책 소개를 보며 평소에 제가 편식을 많이 했음을 느꼈습니다.”
“귀촌 이후 이방인처럼 살다가 이 강의를 들으며 공동체 구성원이 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참여자들의 소감 중 일부다.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하동군청에서 총 10회의 ‘행복 인문학’ 강의를 했다. 주제도 다양했다. ‘일류 인생’ 살기, 행복한 자녀 교육, 비폭력대화(NVC), 행복한 독서법, 스마트폰 중독, 대학 가는 다양한 길, 생태적 삶의 방식, 두 가지 경제, 일자리 문제, 마을 공동체 등 우리 삶을 다각도로 성찰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내용이었다. 대중 강연이라기 보다 소규모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처음엔 토요일 오전에 열었다가 차라리 저녁 시간이 좋겠다 하여 월요일 저녁으로 옮겼다. 늘 10명에서 15명 정도가 열심히 참여했다. 겉으로 화려하진 않지만 속이 알찬 인문학 모임! 저명 강사를 서울서 초청하는 것보다 내가 하동에 살면서 공부 모임을 이끄니, 큰 부담도 없었다.
하동군청 행정과 혁신교육 팀에서 여러모로 도움을 주셨다. 고마운일이다. 내용이 궁금한 분들을 위해 주제별로 간단히 소개한다.
‘일류 인생’이란 일류 대학이나 일류 직장과는 달리 마음만 먹으면 모두 할 수 있다. 그 3대 요건은 꿈의 발견, 실력 쌓기, 사회 헌신이다.
‘행복한 자녀 교육’의 출발점은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고, 존재 자체에 감사하며 열린 소통을 하는 것! 고미사(고마워, 미안해, 사랑해)를 입에 달고 살면 된다.
‘비폭력 대화’의 핵심은 상대에게 우선 공감하는 것,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은 절대 금물!
‘행복한 독서’는 좋은 책을 함께 읽되, ‘정독-메모-쓰기나눔’을할수록 좋다.
‘스마트폰 중독’은 사회분위기 탓도 있지만 결국은 내면의 공허함이나 두려움에 어떻게 대처할지가 핵심이다. 그걸 회피하는 방식이 중독으로 나타나는데, 오히려 직시하고 관통하면 더 재미있고 의미 있는 활동으로 승화할 수 있다.
‘대학 진학’ 역시기존 사회 분위기를 무조건 추종하기보다 아이 내면의 목소리(재미, 재주, 의미)나 소망으로부터 출발, 그에 걸맞은 전공이나 대학을 선택하는 게 좋다. 학자가 되려면 ‘일류대’가 좋지만, 그게 아니면 검정고시, 전문대학 등을 십분 활용해도 된다. 내 아이들 역시 그렇게 자랐는데, 결과도 행복한 편이다.
‘생태적 삶’이란 자연을 닮은 삶, 순환하는 삶, 다양함이 어우러진 삶, 상부상조하는 삶이다. 인식도 중요하지만 실천은 더 중요하다.
‘두 가지 경제’란 돈벌이 경제와 살림살이 경제다. 전자는 이윤과 경쟁의 원리 위에 무한대를 추구하지만, 후자는 필요와 협동의 원리 위에 충분함을 추구한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삶의 위기는 후자를 잃은 채 전자만 추구한 결과다.
‘일자리 문제’ 역시 이와 연결된다. 돈벌이 경제에선 실업과 과로가 공존하는 역설이 생긴다. 살림살이 경제의 해법은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나누기다. 그런 철학으로 사회구조도 바꿔야 한다.
‘마을 공동체’의 핵심은 이장과 운영위원들이재미난 마을 만들기를 목표로, 열린 소통과 교육, 마을 행사를 적절히 배치, ‘공동체적 관계’를 증진하는 것이다.
“강의도 좋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해서 더 좋았습니다.”
“농사일이 바쁘지만 오붓한 공간에서 귀한 시간 보내니 보람을 느껴 감사한 마음입니다.”
“첫 강의부터 못 들어 안타깝지만, 참여할 때마다 잘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동에서 이런 인문학 강의는 처음인데 정말 행복했습니다.”
“이 모임이 인문학 공동체로 앞으로도 계속되면 좋겠습니다.”
소감도 다양하다. 그렇다! 앞으로도 하동에서 이런 인문학 모임이 꾸준히 이어지길 소망한다. 관계 회복과 행복한 삶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