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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세계차엑스포가 다가왔다

2023년 5월 4일부터 6월 3일까지 31일간 열려

하동군은 2021년에 (재)하동세계차엑스포 조직위원회(이하 엑스포조직위)를 경남도청과 함께 설립하고 엑스포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원래 2022년 5월에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 영향으로 2023년으로 연기됐다. 총 159억[국비 42, 도비 47, 군비 31, 기타 39] 원의 사업비가 소요되는 엑스포 준비상황을 살펴보았다.

31일간 체험·특별·경연행사를 진행하며 차의 역사, 문화, 산업에 관한 다양한 전시 펼쳐

엑스포의 주 무대는 두 곳이다. 제1행사장은 하동공설운동장 일원인 ‘하동스포츠파크’이고 제2행사장은 ‘하동야생차문화축제장’으로 우리나라 차 시배지에서 가까운 쌍계사 입구에 있다. 이 두 곳을 중심으로 체험행사, 특별행사, 경연행사가 진행된다. 이 외에도 쌍계사, 칠불사, 야생차박물관, 화개면과 악양면에 있는 다원 등에서 학술심포지엄이나 관련 행사들이 열린다.
눈여겨볼 만한 것은 ‘세계차체험존’이다. 하승철 하동군수는 서울경제TV와 인터뷰에서 “세계차체험존에서 우리 나라와 세계 모든 나라의 차를 비교해서 맛보고 즐기고 살 수 있는 엑스포이고요. 또 세계 9개 나라의 차실(다실)을 재현해서 그 나라의 차 명인들이 와서 직접 끓여주는 차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라고 소개했다. ‘세계차 체험존’ 관련정보는 ‘2023 하동세계차엑스포’를 검색하거나, https://www.hadongt.co.kr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하동 화개의 차 시배지

하동은 차 시배지이자 야생차의 중심지다

하동 차는 두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다. 하나는 ‘우리 나라에서 최초로 차를 심은 고장’이라는 점이다. 하동야생차박물관은 ‘828년 당나라에서 차씨를 가져와 지리산 쌍계사 일대에 심었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있고, 그것이 우리나라 차 재배의 시작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차는 일교차가 크고 습도가 일정하게 있어야 좋다고 한다. 하동군 화개면 쌍계사 일대는 지리산 자락이라 일교차가 크고, 사시사철 화개천이 흘러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는 최적의 차 재배지다. 또 다른 특징은 ‘야생차’라는 것이다.
1200년 전 차나무를 심은 후 차 씨앗이 땅에 떨어져 자연스럽게 차밭이 만들어지고 대대로 이어져온 야생차다. 자연농업 방식으로 재배하고, 손으로 하나씩 잎을 따고, 수제 덖음 방식으로 차를 만든다.
2021년 농림부 통계에 따르면 하동의 야생차 재배농가는 1066 농가다. 이들이 전통적인 야생차 의 역사와 전통,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엑스포는 누가 시작했을까?

하나의 농작물에 대해 국제엑스포를 열고 159억 원을 쓰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엑스포 시작에 대해 엑스포조직위는 “2017~2018년 무렵 경남도의회에서 ‘녹차’를 주제로 하는 큰 행사를 유치하고자 하는 여론이 있었는데, 당시 윤상기 하동군수가 차 시배지인 하동에서 엑스포를 개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 추진하게 되었다. 경상남도와 하동군이 공동 주최하며 주관은 엑스포조직위다”라고 답했다. 엑스포 예산에서 국비와 도비가 55%로 비중이 높은 이유가, 도에서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임을 짐작할 수 있다.

엑스포에 차 재배 농가와 지역민들은 어떻게 참여하나?

엑스포에 직접 참여하는 제다 농가 및 참여 업체는 제1행사장 20개, 제2행사장 42개다. 농가의 차 제품 홍보와 판매가 기본이며 해외 바이어들과의 수출상담회, 실시간 영상판매 등 각종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하동군 농산물유통과 녹차사업부에선 ‘천년다향길 조성’, ‘아름다운 차밭 관광자원화’ 사업들을 통해서 차밭으로 엑스포 관람객을 불러들일 계획이다. ‘천년다향길’은 차 시배지를 중심으로 다원길 1코스, 2코스를 각각 4km씩 조성하고, ‘아름다운 차밭’은 경관이 뛰어나고 접근성이 좋은 18개 차밭을 발굴하여 관광상품으로 선보인다.
그러나 엑스포의 시작과 준비과정, 파급효과 홍보내용 등을 살펴보면 군민과 차 재배 농가의 의견이 충실히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화개면에서 다원을 하고 있는 김 씨(여, 57)는 “야생차는 판로가 문제다. 규모가 큰 농가들은 엑스포에 참가하기도 하지만 소규모 농가들은 판로가 없어서 어렵다. 하동군에서 스타벅스에 가루녹차 납품을 성사시켰지만, 가루차는 평지 밭에서 기계로 따는 차지, 산비탈에서 손으로 따는 차가 아니다. 야생차의 판로를 열어주는 엑스포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차는 커피와 경쟁인데, 화개에 찻집은 점점 없어지고 커피집은 늘어난다. 화개엔 차가 중심이 되도록 정책을 펼치면 좋겠다. 하동 차를 떠들썩하게 알리는 엑스포도 좋지만, 농가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엑스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관람객 135만(5개국, 외국인 6.75만) 명 유치, 생산 유발 1892억, 부가가치유발 753억, 취업유발 2636명’ 이 목표들은 달성이 가능한가?

우선 관람객 유치 135만 명이 목표다. 31일간 135만 명이면 하루에 평균 약 4만3천 명, 하동군 인구 수와 맞먹는 관람객이 매일 온다는 것이다. 이게 가능할까 싶어 산출근거를 물었더니 비슷한 규모의 국제 엑스포(2012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 2013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 등)의 하루 방문객 평균치에 엑스포 개최일 수를 곱한 것이라고 하동군은 밝혔다. 또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 1892억 원, 부가가치유발 753억 원, 취업유발 2636명으로 추산했다. 생산과 부가가치유발은 제외하더라도 취업유발이 2636명이나 된다. 취업자가 하동인구의 약 6%이다. 이게 가능하다면 취업을 원하는 하동군민은 취업 걱정이 없는 셈이다. 이 수치에 대해 하동군에 문의했더니 “하동뿐만 아니라 경남지역 전체에 파급되고 이어지는 경제효과”라고 답하였다.
결국, 관람객과 경제적 파급효과는 다른 엑스포를 근거로 삼거나 경남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하동군에는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을지 추산하기가 어렵다. 관람객과 경제적 파급효과를 과도하게 부풀린 것은 아닌지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큰 돈을 들이고, 2년 동안 군 행정력을 집중해온 하동세계차엑스포가 ‘먹을 것 많은 소문난 잔칫집’이 되길 기대한다.

2023년 4월 / 2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