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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도움센터, 쓰레기 문제 해결의 물꼬 트려나

하동읍과 진교면에 재활용도움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하동군 환경보호과는 읍 2곳, 진교면 1곳에 3억 원의 예산으로 20평 정도의 공간을 꾸려 쓰레기 배출 환경을 개선하고 주민 편의를 증진시킬 목적으로 해당 사업을 시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 도두동 재활용도움센터의 모습, 휴게공간과 물품나눔공간이 접목된 모습(사진출처:제주도청)
기존의 쓰레기 배출지는 외부로 노출되어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요일별로 쓰레기 배출이 제한되어 있는데, 재활용 도움센터가 들어서면 주민들이 필요할 때 쓰레기를 언제든지 배출할 수 있게 하고, 재활용 분리 수거가 제대로 되도록 주민들을 독려하는 일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동군 생활폐기물 재활용률 0.7%에 불과

하동생활폐기물처리장에는 1년에 평균 11만 165톤의 생활쓰레기가 반입되고 있다. 이 중 재활용된 쓰레기는 지난 2년간 평균 700 여 톤으로 0.7% 안팎에 불과하다. 낮은 재활용률은 쓰레기 문제에 대한 군민들의 무관심과 군청의 부실한 정책으로 인한 결과이다.
[자료제공] 하동군생활폐기물처리장

제주도, 전국에서 최초로 재활용도움센터 운영

재활용도움센터는 2017년 제주도에서 처음 시작했다. 주민뿐 아니라 관광객이 남기고 간 쓰레기를 섬 안에서 다 해결해야 하는 제주도는 쓰레기 처리에 늘 선도적인 아이디어를 선보여 왔다. 집집마다 쓰레기를 대문 앞에 내어 놓는 것에서 거점형 분리시스템을 만들어 일정한 지점에 쓰레기를 모아두는 것도 2007년 제주도에서 처음 시행했다.
2017년에는 요일별로 쓰레기 배출 품목을 달리하고 배출 시간도 제한했다. 그러나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곳은 쓰레기 투기장이 되고, 쌓여있는 쓰레기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며 배출량이 늘어만 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재활용도움센터가 등장했다. 아침 6시부터 밤 12까지 운영하며 요일과 시간에 대한 제한을 없애고 분리수거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재활용률을 높이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그 결과 2024년 현재 제주도에는 131개의 재활용도움센터가 설립되었으며 ‘캔·페트병 자동수거보상제, 빈용기 보증금 환불제’ 등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제도를 함께 시행함으로써 주민들의 참여와 호응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제주 애월읍 중엄리에 설치된 재활용도움센터의 모습 (사진출처:제주도청)

제주도의 모범사례는 쓰레기 문제 직접 해결하려는 지자체와 주민의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

처음부터 주민들의 반응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불쾌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사실에 반대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제주시 행정은 ‘강행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주민들을 만나고 여러 차례 설명회를 하며 설득했다. ‘쓰레기 없는 제주’를 만들자는 공감대를 만들고 행정과 주민이 머리 맞대어 고민하고 토론하며 서로를 설득하는 과정이 있은 뒤에야 하나둘씩 지어지고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
지금 제주도의 재활용도움센터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모범 사례로 널리 알려져 각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배우려 하고, 제주 주민들의 자랑이 되었다. 재활용도움센터는 쓰레기 배출지로서의 역할만이 아니라 환경교육의 현장, 업사이클링 교육의 장소, 폐유나 폐농약 등 처리가 어려운 폐기물을 안전하게 수거하는 역할과 함께 각종 아이디어의 산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주민의 적극 참여로 하동 곳곳에 설치되기를

하동은 재활용도움센터가 들어서기 전 제주도의 모습이다. 쓰레기 배출 거점 지역마다 어지러이 버려져 있는 쓰레기와 거기서 나는 악취가 근처를 스쳐 지나다가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재활용도움센터 설립 예정지 근처 하동읍 향교1길 쓰레기 배출지 모습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하동 관내 어딘가에서 태워지고 묻힌다. 결국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것이다. 최대한 쓰레기를 덜 만들고 재활용해서 다시 순환되게 해야 한다. 그것이 미래 세대를 위해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이다. 이것을 격려하고 장려할 재활용도움센터의 등장이 반갑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읍과 진교에서 멋진 모범 사례를 만들어, 내년에는 하동의 더 많은 곳에 재활용도움센터가 세워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