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이 공설임도 대상지 12곳 중 4곳을 선정해 ‘가볍게 걷기 좋은 길’을 조성할 계획이다. 하동군이 대상지로 뽑은 임도 12곳을 찾아가 보았다. 그늘을 찾기 힘들었다. 심어놓은 나무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경관이 아름답다고 할 만한 곳도 없었다. 임도의 길이가 길고, 대중교통 연계가 어려우며, 주차할 곳도 없어 가볍게 걷는 것은 어려워 보였다. 그나마 걷기 좋은 길은 이미 ‘지리산둘레길’과 ‘정금차밭 탐방로’로 이용되고 있었다.
민선7기 윤상기 군수시절, 하동군은 회남재 숲길을 ‘대한민국에서 으뜸가는 걷는 길로 만들겠다.’며 많은 예산을 들여 길을 정비하고 축제까지 벌였다. 덕분에 회남재 숲길은 계절에 따라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하지만 민선8기에 들어서면서 회남재 숲길은 방치되기 시작했다. 청암면의 명소인 백암동천 탐방로의 상태는 더욱 심각했다. 이곳은 데크길을 이용해 접근할 수 있는데, 데크길 대부분이 관리가 되지 않아 일부 구간에서는 데크가 부서져 낙상의 위험마저 도사리고 있다. 풀에 뒤덮여 의자에는 앉을 수도 없다.
이미 많은 돈을 들여 조성한 회남재길과 아름다운 계곡을 따라 걷는 백암동천 탐방로를 방치한 채, 새로운 예산을 들여 다른 숲길을 조성하겠다는 하동군은 무슨 생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