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검토·재정비, 열악한 재정 상황 속 꼭 필요한 것만!
‘소통, 변화, 활력, 군민과 함께’의 기치를 내세운 민선 8기 하동 군정이 출발한 지 석 달이 지났다. 곳곳의 시설물에서 ‘알프스’라는 단어가 사라졌다. 군민과의 소통을 강조한 하승철 군수는 9월 15일 금성면을 시작으로 이동 군수실을 운영하며 민심을 파악해 나가고 있다.
미래도시자문위원회 구성, 상상도서관 등 전임 군수의 여러 사업 전면 재검토
2020년 7월 6일 기공식을 한 ‘상상도서관’은 100억의 예산으로 하동읍 광평리 하동공원 1만 799㎡의 터에 지상 4층, 연면적 2천735㎡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었다. 기본계획이나 실시설계조차 없이 조감도만으로 시작된 이 사업은 위치, 구조, 활용도, 접근성의 면에서 여러 문제가 제기되었고 경관심의위원회에서도 지적을 받았지만 윤상기 전임 군수의 강력한 의지로 추진되었다. 터만 닦아 놓은 상태에서 사업을 인수한 하 군수는 해당 사업을 중단, 전면 재검토 하고 있다. 토양 유실 방지 등 유지관리 비용이 지속적으로 들어가고 있는 만큼 사업중단 여부에 대한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
터를 닦은 채 방치된 상상도서관 부지
19억 원을 들여 옛 읍민관 자리에 지은 ‘우드정글짐’의 운명도 갈림길에 놓였다. 불편과 주변과의 부조화 문제로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이 건축물에 대해 군이 7월에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81.4%의 주민이 ‘철거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군은 정글짐을 철거할 것인지 보강하여 활용할 것인지를 두고 연구용역을 진행한 후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마터면 철거될 뻔 했던 옛 하동역사도 재검토 중이다. 리모델링하여 청년과 청소년을 위한 공간 ‘드림센터’로 재탄생시키고, 인근에는 스마트팜을 조성하겠다는 당초의 계획을 전임 윤상기 군수가 ‘철거 후 4층 건물로 신축할 것’을 지시하여 변경 추진 중이었다. 하승철 군수는 옛 역사의 역사적 가치를 강조하며 가급적 구조보강을 통한 건물 보존을 요청했고 전문가 자문 결과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여 당초의 안대로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했다.
이외에도 하 군수는 진교면사무소 신축과 관련하여서도 주민들이 행정기관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위치 재고를 주문했고, 지역갈등을 상징해 온 산악열차사업인 ‘하동알프스프로젝트’의 행정절차를 전면 중단했다.
하 군수는 악양 농민회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하동군의 재정상태가 우려할 수준이라며 우발채무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하동을 대지로 본다면 90은 비우고, 9는 조화롭게 하고 1은 혁신하겠다’며 군정방향을 밝히기도 했다. 열악한 재정 상태를 감안, 무리하게 사업을 만들어내지 않고 기존의 것을 잘 활용하면서 꼭 필요한 개발사업만 하겠다는 뜻이다. 비우면서 시작하겠다는 하승철 군수의 행보를 주민들은 기대어린 시선으로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