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만이 지역을 살릴 수 있다”
‘2024 지리산 국제환경비엔날레’가 11월 7일 하동군 적량면 지리산아트팜에서 개막했다. ‘로컬르네상스: 생명·자연예술’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전시는 12월 29일까지 계속된다. 개막식에서 김성수(한국조형예술원 지리산아트팜 캠퍼스 학장, 69) 집행위원장은 지역소멸이 우려되는 때에 “예술만이 지역을 살릴 수 있다.”며 로컬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밝혔다. 영국의 게이츠헤드, 일본의 나오시마, 우리나라 통영 등 많은 곳에서 예술이 지역을 살린 성공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지리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 김성수 씨
이 전시는 예술로 지역을 살리는 ‘로컬 르네상스’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성수, 고 백수남, 이탈리아의 마씨모 펠레그리네티, 영국의크리스 드루리 등 해외 작가와 국내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자연과 예술의 조화를 주제로 한대지미술, 설치미술 등이 전시되었고 한국 출신의 프랑스 현대미술 거장 고 백수남의 작품 세계를 심도 있게 감상할 수 있다.
이번 비엔날레의 백미는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AI 극영화 ‘AI 수로부인’의 일부를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기반을 다진 심은록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한국 전통 설화 ‘수로부인’을 60여개의 AI 기술을 이용해 제작했다고 한다. 미디어아트 창시자 백남준을 기리는 AI 영화 굿판으로 기획되어, 인공지능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예술을 경험해 볼 수 있다. 개막식에서는 한국조형예술원 실용전문학교 교수인 에리카김이 동서양이 융합된 춤을 선보였다. 한국조형예술원 지리산아트팜 1회 졸업생인 소암차제다의 정소암 씨가 찻자리를 마련해 전시장 한편을 맛있고 향기로운 곳으로 만들었고, 지역 밴드인 ‘오!지리’의 연주도 전시장의 기운을 감미롭게 돋구었다.
동서양이 혼합된 퓨전춤을 선보이는 한국조형예술원 교수 에리카김
‘비엔날레’는 이탈리아어로 ‘2년에 한 번’이라는 뜻으로, 1895년 시작된 베네치아 비엔날레가 유명세를 얻으면서 대규모 국제 전시회를 일컫는 말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 베네치아 비엔날레는 세계 각국의 최신 미술 경향을 소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는 광주 비엔날레가 1995년 처음 열렸고, 현대미술 전반을 비롯해 사진, 건축, 미디어아트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광주 비엔날레의 개막은 지방 도시들도 국제적인 문화 행사를 운영할 수 있다는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부산비엔날레’도 부산이라는 지역에 국한된 미술 행사에서 국제적인 미술 행사로 거듭나면서 이름을 알렸다. 2년마다 열리는 이유는 국제전이라 매년 열기에는 준비기간이 빠듯하고 1년이라는 짧은 시간은 미술 경향을 제대로 선보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에 하동에서 개최된 ‘지리산 국제환경비엔날레’는 ‘지리산과 섬진강’이라는 아름다운 자연을 품고 있는 하동에서 기후위기 시대에 ‘생태환경’이라는 콘텐츠를 예술로 승화시킨 국제적 전시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전시회 관람을 위해서는 예약이 필요하다.
전화: 010-3510-3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