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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렁더울렁, 하동26토지연구회 글빚기교실

'하동26토지연구회'가 올해 사업으로 '글빚기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가까운 회원끼리 우선 모이지만 글쓰기에 기웃거리는 사람이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 한 달에 두 번 그러니까 2, 4주 화요일 오후 3시, '악양생활문화센터' 2층에 있는 동아리방에서 모인다(물론 시간과 장소는 고정된 게 아니다). 2025년 2월 11일의 첫 모임 이후 지금까지 4번의 수업(?)을 진행했다. 재밌다.
'함께 글쓰기'를 먼저 내세운다. 한 권의 책은 공동저자가 있지만, 한 편의 글은 한 사람의 지은이로 발표되는 게 일반적이다. 왜 꼭 그래야만 하는가? 울타리 두르고 벽을 치고 자기만의 영역이라고 우기는 우리네 삶의 풍경도 무섭고, 한 편의 글이 기어코 한 사람의 소유라고 우기는 관행 또한 애처롭다. 동시대의 시간과 공간, 특히 한 공동체의 문화와 문자 등은 어김없이 공유하며 살아가는데(해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왜 우리는 이 각자도생의 시류를 의심하고 일탈하려 애쓰지 않을까? 동네 사람들이 함께 모여 한 채의 집을 짓듯, 글쓰기도 여럿이 모여 한 글자 한 문장을 서로 거들고 마침내 한 편의 글을 완성해 나가는 작업도 흥겹고 즐겁지 않을까? 그러자고 모두 찬성했다. 그래서 모임 이름을 '어울렁더울렁 하동26토지연구회 글빚기 교실'이라 지었다.
글의 유형은 시의 형식을 빌리고, 주제는 매달 소설 『토지』 속의 내용으로 적당한 것으로 고른다. 각자 작성한 글을 카톡으로 모은 후 다음 시간에 우루루 합평한다. 글쓰기에 대한 자기검열을 없애고, 주제를 직접 설명하기보다는 은유적으로 쓰며, 한 번 쓴 내용을 거듭 퇴고하여, 두 달에 한 편씩 마무리하기로 했다.
글을 쓰는 우리 회원들은 모두 ‘보통사람들’이다. 하동의 각 고을에서 성실하게 삶을 꾸려가는 일꾼일 뿐 아무도 시인을 넘보거나 바라지 않는다. 다만 일상을 잠시 벗어나 소설 『토지』와 함께 노닐고, 그 속에서 만나는 새로움과 놀라움을 문자로 표현해 보는 즐거운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 글을 읽는 ‘보통사람’의 독자 여러분도 여기 모여 함께 즐거움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문의: 010-2247-9038 권용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