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고, 진지하고, 또 엉뚱한 하동의 독서 모임들”
어딜 가나 책은 필수! 악양 두니 공방 단풍나무 아래서 책을 읽는 사람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책을 읽는다. 재미있어서, 전문 지식을 얻기 위해, 활자 중독자이기 때문에, 나의 성장을 위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잠들기 위해… 어떤 이유로 책을 읽든, 독서로 얻는 효과도 그 이유만큼이나 다양하다. 지식을 얻게 되고, 우울증이 개선되며, 공감 능력이 향상되고, 치매가 예방되며 등등. 하동의 많은 이들이 독서가 주는 기쁨을 함께하기 위해 독서모임을 만들고 있다. 모여서 읽으면 또 다른 즐거움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동에 있는 독서 모임을 소개한다
주경야독
하동도서관 동아리 모임이다. 1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10명 이상의 회원이 있으며 5명 정도는 초창기부터 꾸준히 함께하고 있다. 매달 셋째 주 일요일 저녁 6시부터 도서관에 모인다. 직장인이 대부분이라 ‘주경야독’이다. 도서관 홈페이지에 2015년부터 일지가 올라와 있다. 필독서 외에 자기가 읽은 책을 소개하는 자유독서 시간도 있다. 12월에 1년 동안 읽을 책 목록을 미리 작성
한다. 5월에는 ‘도마스 헤더웍’의 <더 인간적인 건축>을 읽는다. 연말에 음식을 한 가지씩 가져와 나누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나만의 방
자영업을 하는 4명의 낭독 모임이다. 영업하는 중간 틈새 시간을 이용해 매주 수요일 3시 독립서점 ‘시소’에 모인다. 처음에는 페미니즘과 인권 관련 책을 읽었는데 지금은 주제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선택한다. 강민지 작가의 <파란색 미술관>을 읽고 있다.
하동 26 토지 연구회
13명의 회원이 매달 두 번째 수요일 악양생활문화센타 2층에서 모인다. 박경리의 <토지> 20권을 한 달에 한 권씩 읽는다. 정기 모임 외에 회원들끼리 ‘글쓰기’와 ‘서예쓰기’ 소모임이 있다. 연말에 소설 <토지>를 주제로 발표회를 하는데 시 낭송, 꽃세밀화, 지도, 그림, 노래 등 회원 각자의 특기대로 소설에 나온 소재로 고른다. 하동군과 협업으로 ‘토지길’을 조성하는 중이다. 올해 연말 3번째 발표회에서는 뮤지컬을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 토지 모임과도 교류하고 전국 토지 모임과도 연대한다.
하동 녹색평론 읽기 모임
계간지 <녹색평론>을 읽는 모임이다. 10명 정도가 매달 마지막 수요일 오후 6시에 하동참여자치연대 사무실에 모인다. 전 달에 발제자가 정해지면, 발제자가 준비한 내용을 10~15분 정도 발표한다. 발표가 끝나면 서로 의견을 나
눈다. 모임을 진행하는 사회자는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맡는다. 다른 지역 <녹색평론> 모임과 연대를 기획하고 있다.
읽기 싫어
모임 이름 ‘읽기 싫어’는 읽고 싶기도 하고, 읽어야만 한다는 마음의 표현이다. 회원은 8명으로 악양 ‘이런 책방’ 옆 ‘카페 평사리’에서 2주에 한 번 수요일 7시에 모인다. 6시 반쯤 간단히 저녁을 먹고 시작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끼리 모여 책을 읽다가 ‘이런 책방’이라는 독립서점을 열었다. 책 선정은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한다. 책을 정한 사람이 질문을 5가지 정도 준비해 오면 그 질문에 대해 같이 이야기를 나눈다. 최근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고 제주도 4.3 추모공원도 함께 다녀왔다.
희곡 낭독 모임
회원 5명이 매달 1, 3주 수요일 2시에 하동읍에 있는 카페 ‘오늘의 산책’에 모인다. 셰익스피어 비극, 체호프 희곡 같은 고전희곡, 한국 희곡선을 읽었다. 점차 현대 희곡, 드라마 대본집, 사회에서 주목받고 있는 책 등으로 장르를 넓혀 가고 있다. 지금은 ‘대통령 윤석열 탄핵 재판 선고문 전문’을 읽는다. 희곡은 배역을 맡아 연극을 하듯 읽고, 다른 책은 일정량을 나누어 낭독한다.
나도 나무
5명의 회원이 매달 둘째 주 목요일 저녁 6시 20분 악양에 있는 ‘하동서점’에서 모인다. 깊이 있는 지식과 폭넓은 문화 탐구를 위해 정해진 주제 없이 각자 회원들이 소개한 책 중에서 선택한다. 책을 정한 사람이 5가지 질문을 준비하고 돌아가며 이야기를 나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유발 하라리의 <넥서스>다.
하동군은 면마다 새마을 문고가 있다. 이곳을 내 집같이 이용하고 독서와 공부모임을 활성화하면 삶의 질도 높아지고 즐거움도 커질 것이다. 카프카는 “책은 우리 내부에 있는 얼어붙은 바다를 깰 수 있는 도끼여야 한다.”고 했다. 아직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책 읽기를 미루고 있다면 지금 얼어붙은 바다를 깰 수 있는 도끼를 준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