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동군이 해양플랜트 연구단지 부지(이하 연구단지)를 어떻게 마련했는지 살펴본다. 요약하면, 하동군은 자기 땅을 자기 돈(495억 원)을 주고 산 뒤, 다른 사람에게 주었다가 다시 자기 돈(110억 원)을 더 주고 사들였다.
1.
갈사산단 사업에서 대출이 두 번 있었다. 하동군이 분양받을 토지 관련 대출 495억 원(이하 대출A)과 대우조선해양이 분양받을 토지 관련 대출 1320억 원(이하 대출 B)이다.
2.
하동군이 하동지구개발사업단(이하 하개단)과 분양자 지위 이전 협약을 맺는다. 이제 하동군은 분양자가 되었다. 동시에 대출B의 연대보증 책임이 하동군에 넘어온다.
3.
하동군이 갈사산단 분양대금 495억 원을 조기 납부했다. 자기 땅을 미리 자기 돈을 주고 산 것이다. 심지어 495억 원은 분양자가 아닌 하개단으로 갔다.
4.
분양자 지위 이전 협약에서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분양대금 조기 납부로 대출A에 대한 지급보증은 사라졌다. 하지만 대출 B의 연대보증이 남았다.
5.
하동군이 부국증권, 대우조선해양과 담보신탁계약을 맺는다. 계약 내용은 하동군 명의의 17만 평 가운데 12만 6700평의 소유권을 넘기는 것이다. 이같이 불리한 계약을 맺을 의무가 없는데도 소유권을 이전한다.
6.
문제는 연구단지가 담보신탁 부지에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하동군은 연구단지 확보를 위해 12만 6700평 가운데 하동군 지분 5만 평을 담보신탁에서 해제하려고 했지만 5만 평의 위치를 특정할 수 없었다. 대우조선해양의 반대도 있었다. 결국 사업이 어려워지자 하동군은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110억 원에 사들인다. 불필요한 담보신탁 계약을 맺어 자기 땅을 내어주고, 다시 110억 원이라는 돈을 주고 산 것이다.
에버딘대학교라는 유령은 지금도 아무도 없는 해양플랜트 시험단지를 떠돌고 있다. 그 유령은 우리에게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맹목적이고 현실성 없는 사업 추진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경고하고 있다. 오늘도 해양플랜트 시험연구원에는 풀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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