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동군이 진교-금남면 일대에 ‘해양관광지 지구 지정’을 추진한다. 진교를 중심으로 한 하동 동남권 개발이 목표이다. 이번 해양관광지 지구 지정은 본격적인 개발에 앞서 개발을 위한 법적 지위를 얻기 위한 것이다. 해양관광지로 지정되면 기본계획 등 밑그림을 그리고 민간 사업자를 유치하여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해양관광지의 핵심 시설은 ‘골프장’이다. 골프장이 해양관광과 무슨 관련이 있냐는 질문에 하동군은 “전문가 자문 결과 골프장이 있어야 관광객이 오기 때문”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골프장이 당초 9홀이었으나 전문가 자문 결과, 9홀은 경제성이 없어 민간 사업자를 유치할 수 없다.”는 이유로 18홀로 늘렸다고 했다. 골프장 이용객 수와 수익성이 해양관광지의 필수조건인 것이다. 결국 골프장을 짓기 위해 해양관광지 지구 지정을 한 셈이다.
해양관광지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어떤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냐는 질문에 하동군은 “아무래도 개발을 하면 지역이 살아나지 않겠냐.”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했다. “골프장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이 하동군의 입장이다. 그렇다면 이번 지구 지정의 목표인 ‘하동 동남권 개발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골프장 이용객이 지역에서 많은 소비를 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골프장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문제는 우리나라 골프 인구가 계속해서 줄고 있다는 것이다. 젊은 층의 유입이 없고, 노년층이 파크골프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결국 많은 골프장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민간 사업자 유치도 불투명할 뿐 아니라, 골프장을 짓는다고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만큼 찾을지도 알 수 없다.

해양 관광지 지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금남면, 진교면 일대의 해안은 퇴적암이 발달했다. 이 일대 퇴적암층에서는 다양한 고생대 화석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하동 동남권 활성화의 대안은 없을까? 하동과 사천, 남해의 바닷가는 많은 고생대 화석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천연기념물 등으로 지정된 곳도 여럿이고, 바닷가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화석을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화석이 발견된 곳이 하동 금남이기도 하다. 골프장은 전국 어디에나 있고, 건설 과정에서 지역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최근에는 운영의 어려움까지 겪고 있다. 이런 골프장보다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지역의 특색을 살린 개발’이 필요하다. 그리고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으면 그대로 두는 것이 낫다는 것이 최근 여러 사례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그대로 두는 것은 미래세대에게 적어도 한 번의 기회를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jpg&blockId=2bd562b3-f944-80cc-9670-fe68a8d63a2c)



.jpg&blockId=2bd562b3-f944-80a3-912e-cc3c98e7aca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