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원론은 원론일 뿐, 현실은 참 다르다. 여기선 두 가지 측면만 보자. 하나는, 좌와 우, 진보와 보수의 내용조차 시대에 따라 변한다는 점! 예컨대, 봉건적 가치를 고수하는 게 보수라면, 그걸 허물고 사회경제 발전을 이루자는 게 진보였다. 그러나 그 발전이 자본주의(상품, 경쟁, 이윤)로 치달으면서 그걸 고수하는 쪽이 보수, 자본주의를 지양하려는 쪽이 진보로 규정된다. 또, 원래 국토를 잘 보존해 후손에 물려주자는 건 보수의 가치다. 그러나 오늘날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려고 경제활동을 자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 진보다. 이렇게 보수와 진보는 역사 속에서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