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home
이슈/사회
home
👨‍👩‍👧‍👦

하동군 ‘청소년 방과후아카데미’에서 ‘아이들이 행복한 하동’을 만나다

- 여성가족부에서 주관하는 국책사업 ‘방과후아카데미’, 하동은 2007년부터 시작

- 열정적인 교사들의 보살핌 속에 진교 40명 초등생 웃음꽃 활짝

진교초등학교 인근 고구마 밭에서 ‘청소년 방과후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체험 중인 아이들
“얘들아~ 참 먹자. 쉬었다 해~”
“그냥 계속 하면 안 돼요?”
“놔 두이소~ 쟈들이 언제 흙 갖고 놀아보겠어요. 허허”
10월 15일 진교초등학교 부근의 고구마밭, 아이들과 어른들의 즐거운 실랑이가 벌어졌다. 청소년 방과후아카데미 소속 아이들의 고구마캐기 체험이있는 날, 구슬땀을 흘리며 보물 캐듯 고구마를 캐올리고, 굼벵이 구경도 하고, 뙤약볕도 아랑곳 않고 아이들은 마냥 즐겁다. 아이들에게 즐거운 주말을 선사해주고 있는 청소년 방과후아카데미, 3년째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팀장 강대화(53세)씨를 만나보았다.
Q 방과후아카데미는 어디서 하는 건가
국책사업이다. 여성가족부에서 주관을 하고 지자체에서 직영을 한다.
Q 그렇다면 군 전체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건가
타 지자체는 대부분 읍에 있는데 하동군은 진교면에 있다. 그러다보니 진교 아이들이 많이 신청한다. 현재 정원은 40명 꽉 차 있고, 대기자도 있다.
Q 더 받을 수는 없는 건가
지금 우리는 실무자가 3인이다. 팀장1인, 담임교사 2인. 실무자 3명에 40명 정원이다.
Q 청소년이라면 몇 학년까지, 어떻게 신청하나
초등4학년부터 중학생까지 신청가능하다. 현재는 초등4~6학년으로 이루어져 있다. 선착순으로 받는다.
Q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 주나
돌봄과 교육을 다 해야 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3시부터 7시까지, 3교시 체제로 50분씩 수업을 하고 저녁식사를 한 후 저녁 6시10분부터 귀가시킨다. 수업은 영어, 수학, 역사와 같은 교과수업부터 요가, 역사, 코딩, 뉴스포츠 등 다양하다. 연4회 아이들 데리고 주말에 외부로 체험활동을 나가기도 한다.

부족한 예산, 낡은 시설, 열정으로 채우는 교사들

하동군은 2007년부터 청소년 방과후아카데미를 운영해왔다. 다른 지자체와 달리 읍이 아니라 진교면에서 시작한 이유는 읍에 집중되어 있는 시스템을 분산하여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방과후아카데미는 진교면에 있는 ‘청소년문화의 집’공간을 활용하고 있지만, 별도의 기관이고 독자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년 예산은 1억 9638만7천 원이고 이 중 9천340만6천 원이 실무자 3인과 강사들 인건비, 4천880만 원이 급식비다. 실무자 1인당 20명의 아이, 학년도 다르고 장애아도 포함되어 있어 전문적 관리가 필요하다. 그런데도 대우는 기간제 근로자. 하동군청 방과후아카데미 담당자에 따르면, 보통 2년 이상 근속하면 공무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데 대기자가 상당수 있어 언제 차례가 돌아올지 알 수 없다. 지난 9월에 있었던 의회 행정사무감사 결과보고서에서도 ‘방과후아카데미 종사자가 기간제라 장애아 수업 및 돌봄 등에 있어 주인의식, 책임성이 결여될 수 있으므로 공무직 전환 검토 필요‘라고 지적된 만큼 실무자에 대한 처우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방과후아카데미는 저녁식사 제공이 의무다. 그런데 ‘청소년문화의 집’에는 급식실이 없다. 그래서 인근 식당 3곳 정도를 미리 예약하고 20명씩 나눠서 밥을 먹으러 다닌다. 40명을 데리고 식당을 가는 일도 만만치 않지만, 왁자지껄 재잘대는 아이들은 괜한 눈칫밥을 먹게 되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방과후아카데미에 바라는 점을 물으니 입을 모아 ‘시설이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낡고 좁은 공간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다행히 농촌중심지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청소년문화의 집에 대해 리모델링 사업이 예정되어 있고, 방과후 아카데미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 구성도 반영이 되어 있다고 한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착공, 내년에는 리모델링이 끝난다.
몇 가지 불편한 점들이 있지만 아이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방과후아카데미 없었으면 그냥 집에서 게임하거나 가만히 있었겠죠”, “뉴스포츠랑 동아리 활동 재밌어요. 선생님도 너무 좋구요”, “금요일 동아리 시간이 너무 좋아요. 보드게임, 탁구, 3D, 실뜨기, 자기가 하고 싶은 거 하는 건데 저는 다 해요”, “금요일 3교시는 자치회 시간이에요. 지난번에 저희가 기획해서 체육대회도 하고 그랬어요” 자랑이 끝이 없다.
아이들에게 진심을 다하는 이들과 이를 뒷받침해 주는 행정적 지원, 이 두 가지 요소가 보장된다면 ‘아이들이 행복한 하동’은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님을 ‘하동군 방과후아카데미’를 들여다보며 확신한다. 아이들의 행복과 하동의 미래를 위해 어른들의 숙고와 결심이 필요하다

2022년 11월 / 1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