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 악양면 하천 정비를 위해 지표조사를 하던 중 지석묘로 추정되는 돌들이 발견되었다. 하동군 하천담당 최용혁 주무관에 따르면 현재 심의를 거쳐 발굴 중이며 지석묘 외에도 ‘불 지핀 자국’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약 5-6개월 예상되는 기간을 거쳐 발굴이 이루어지면 문화재청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천 정비 중인 악양천에서 발견된 지석묘
하동군에는 횡천면, 옥종면, 고전면을 비롯해 이미 여러 곳에서 고인돌이 발견되었다. 하동주민 조 씨(39)는 “이 정자 앞(악양면 대축마을)을 자주 지나다녔는데 이 돌이 고인돌인 줄은 최근에야 알았어요”라며 “마치 오래된 조상을 만난 듯한 느낌이 들었고 말로만 듣던 고인돌을 직접 보게 되어 반가움 같은 것을 느꼈다”고 말한다.
하동군청 문화유산 학예연구사 김성채 씨가 조사한 하동군 지석묘 현황(2011)을 살펴보면 하동군 9개 면에 걸쳐 넓게 분포되어 있다.
고인돌은 납작하고 널찍한 돌로 기둥을 만들고, 그 위에 편평한 돌을 얹은 분묘이며 지배 계급의 무덤으로 알려져 있다. 고인돌은 청동기시대에 성행하여 초기철기 시대까지 존속했으며 한국과 일본에서는 지석묘, 중국에서는 석붕, 유럽에서는 돌멘(Dolmen) 등으로 불린다.
한국 고인돌은 주로 청동기시대와 고조선에서 만들었는데 전 세계 고인돌 약 6만여 기 중 약 3~4만여 기 정도가 한반도에 있고, 특히 전라남도에 2만여 기가 집중적으로 분포한다. 고창, 화순, 강화의 고인돌 유적은 그 기원 및 발전과 동북아시아 고인돌 형태 변화 추이에 대한 중요한 증거들을 보존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아 2000년 12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한국 고인돌의 특징은 크기다. 지금까지 발견된 세계 최대 규모의 고인돌은 350톤으로 경남 김해시 구산동에서 발견되었고 4~5세기 ‘가락국’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2022년 지석묘 고인돌 유적 복원공사 도중 굴착기로 훼손되고 말았다.
문화재는 조상의 기술과 사회현상을 알 수 있고 삶과 지혜가 배어있는 역사적 유산이다. 문화유산은 보존이 생명이다. 한 번 훼손되면 영원히 원형복구가 어려운데도 문화재 복원이 오히려 문화재 파손을 부르고, 개발 논리에 밀려나는 사례들이 적지 않았다. 약양천 지석묘 발굴을 기회로 군내에 있는 고인돌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