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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군 기후위기 대책, 믿을 수 있나②

기후위기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없다

폭염, 폭우 등 극한 기후가 다가온다

하동군의 공식적인 기후변화 대책인 <제2차 하동군기후변화 적응대책 세부시행계획(2021-2025)>(이하 <하동군 기후 대책>)은 ‘RCP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의거해 작성됐다. RCP(대표농도경로) 기후변화시나리오는 ‘대기오염 물질과 같은 요인들을 바탕으로 미래에 온실기체 배출량과 대기 중 농도’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하동군 기후 대책>은 ‘최대한의 탄소배출 자제로 온실가스 저감정책이 상당히 실현되는’ RCP 4.5와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위한 어떠한 노력도 이루어지지 않고 현재 추세대로 온실가스가 배출되는’(153쪽) RCP 8.5 두 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하여 앞으로 기후변화를 전망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자료 1 참고)
[자료 1] 출처 : 제2차 하동군 기후변화 적응대책 세부시행계획 (2021-2025)
현재 추세대로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RCP 8.5 시나리오에 따르면 하동군의 기후는 급속한 변화를 겪게된다. 연평균 기온은 향후 80년간 약 2.1℃ 상승하고, 강수량은 현재 기후값보다 최대 874.5mm까지 늘어난다. 또한 폭염과 폭우 등 ‘극한기후 요소’가 급속히 증가한다. 폭염일수는 34.4일, 열대야일수는 31.5일, 강수강도는 평균 약 24.6mm/일로 34%나 증가하며 호우일수는 현재보다 6.6일까지 증가한다. 요컨대 폭염과 폭우 등 군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극한기후가 일상화되는 것이다.

하동군민의 건강이 가장 위험하다

이같은 기후변화에 가장 심각하게 영향을 받는 분야는 무엇일까? 건강, 즉 하동군민의 생명이다. <하동군 기후대책>에 따르면 ‘하동군의 취약성 종합결과 2021-2030 단기 미래와 2041-2050 장기 미래 모두 건강 분야가 가장 취약(197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2 참고)
하동군은 기후변화에 따른 건강 위협뿐 아니라 재난재해 대비에도 매우 취약하다. <하동군 기후 대책>의 ‘지역안전도 진단결과’(180쪽)에 따르면 지역 안전도는 ‘지역별 위험환경, 위험관리능력, 방재성능의 3요소를 0-10 사이의 값으로 계산 후 산정하여 등급을 부여’하는데 1등급은 가장 안전함을, 10등급은 가장 위험함을 나타낸다. 그런데 하동군은 2018년도 10등급으로 가장 낮은 안전도 점수를 받았다가 2019년도에는 6등급으로 상향됐지만 여전히 경상남도 18개 지자체 중 낮은 안전도를 나타내고 있다.(표 1 참고)
[표 1] 출처 : 행정안전 통계연보 2018, 2019년

하동군의 기후대책, 미봉책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이같이 점증하는 기후위기에 대해 하동군은 어떤 대안을 제시하고 있을까? 가장 취약한 분야로 지적된 건강 분야 하나만 살펴봐도 하동군의 대책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부문별 세부실천계획 중 건강분야 총괄(350쪽) ○ 추진방향 및 세부목표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을 관리하고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평균기온에 대한 적응 및 관리사업을 구축하여 군민들의 건강 증진을 이루고자 함 ○ 추진전략 - 기후변화에 따른 질병 및 감염병 관리 - 기후변화 대비 폭염 및 한파 대응 ○ 추진과제 - 감염병 관리체계 강화 : 곤충 및 설치류에 의한 감염병 관리 - 취약계층 건강관리 및 생활 시스템 개선 : 찾아가는 맞춤형 보건서비스 제공 - 기후변화 취약계층 보호 : 폭염대비 옥외근로자 취약계층 보호대책 내실화, 극한기후 저소득층 주거환경 개선 지원 - 기후변화 대응 체계 : 쿨루프(차열페인트) 지원사업, 폭염대비 그늘막 및 쉼터의자 설치, 취약계층 에너지 복지사업
‘질병을 관리’하고 군민들을 ‘기온 상승에 적응’하도록 하고 ‘폭염 및 한파에 대비’하고 ‘그늘막 및 쉼터의자를 설치’하는 것이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이 될 수 있을까? 미봉책에 불과한 미시적이고 사후적인 방안만 제시된 하동군의 <하동군 기후 대책>은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는’ 방치 수준의 정책을 펴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동군 기후 대책>의 어디에서도 온실가스 최대 배출처인 하동화력에 대한 문제의식이나 정책적 대안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또한 2021-25 5개년간 집행되는 기후대책 예산이 2022년 하동군 전체 예산(7,639억)의 0.54%인 42억에 불과하다는 것은 하동군이 얼마나 기후위기에 무관심한지를 보여준다.
하동군은 지금이라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근본적이고 실효성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

2022년 11월 / 1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