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필요 없어졌지만 버리기엔 아까운 물건이 있어 고민이거나 작은 일을 거들 손이 필요하다면 ‘하동아 사랑해’의 문을 두드려보시는 건 어떤가. 2371명의 회원이 가입된 하동주민들의 소통 공간 ‘하동아 사랑해’는 인터넷 네이버 카페다. 카페 매니저 ‘다섯발가락’ 님과 전화인터뷰를 통해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네이버카페 ‘하동아 사랑해’ https://cafe.naver.com/hadponglove
Q ‘하동아 사랑해’ 카페는 일명 ‘맘카페’로 불리던데요.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나요?
‘하동아 사랑해’는 맘카페는 아니고 지역소통카페로서 하동군민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어요. 단 가입할 때는 닉네임 뒤에 지역명을 넣는 규칙이 있어요. 중고용품 거래를 한다든가 오프라인 모임이 있을 때 함께 차를 타기 위함입니다.
Q 언제, 어떤 계기로 만드시게 되셨나요?
2016년에 처음 만들었는데, 진주 맘카페나 광양 맘카페에서 하동이 항상 깍두기 취급을 받는 거예요. 자기들 지역 정보가 많지 하동 소식도 없고 모임이나 나눔 같은 것도 ‘하동은 머니까’ 이러면서 약간 소외되고. 그런데 하동 정보를 알려면 군청 말고는 소식지가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수다도 떨고 책이며 장난감이며 나눔도 하고 정보도 공유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들게 되었죠.
Q 초창기 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다른 게 있을까요?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서 사기도 많이 당했어요. 카페 이름으로 봉사단체라 사칭해 와서는 물건을 팔거나 기프티콘 사기(이미 사용된 기프티콘을 판매하는 경우) 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었죠, 그리고 주로 여자들끼리의 활동이 많이 있으니 파벌이 생겨서 정신적이나 마음으로 상처를 많이 받게 되어 하나씩 규칙이 생겨서 지금처럼 규칙이 생기게 되었어요. 주로 중고물품 매매 관련하여, 하동의 다른 카페의 경우 이런 규칙이 없어서 싸움이 나거나 광고글로 변하게 되면서 카페가 없어지기도 하는데 ‘하동아 사랑해’의 경우에는 규칙이 생겨서 조금 딱딱하게 변하게 된 점이 없진 않지만 지금처럼 살아남게 되었다고 봅니다.
Q 카페를 통해 어떤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나요? 회원들의 반응과 참여도는 어떤가요?
하동의 정보를 공유합니다. 하동군청 소식, 어린이집 소식, 하동의 여러 가지 정보를 가지고 소통할수 있어요. 카페에 참여하는 분들이 주로 학부모장, 협회의 장, 아파트 총무 등 하동에서 어떤 역할을 맡은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간혹 시댁 식구가 같이 가입된 경우, 눈팅(글을 쓰거나 댓글을 달지 않고 읽기만 하는 것)만 하는 경향이 있어요. 시댁 모임에 가지 않고 집에 있었는데 그와 관련해서 카페에 글을 썼다가 나중에 시댁 식구가 그 글을 보고 시댁과의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했어요. 아무래도 좁은 지역이다 보니까 그런 일들이 생기는 거겠죠. 플리마켓이나 오프라인 모임은 다 모르는 사람이니까 좀 편하게 나오시는데 불특정 다수에게 공유되는 인터넷상의 글은 부담을 많이들 느끼시는 것 같아요. 조회 수가 기본 2~300이 넘으니까.
Q ‘친구업체’라는 것이 있던데 어떤 제도인지 설명해주세요.
처음에는 경력단절 엄마들이 취미로 만든 것들을 판매하고 그랬었는데 그러다가 카페 회원들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주고 싶어서 운영비를 마련하고자 ‘친구업체’의 협찬을 받기 시작했어요. 협찬은 하동군뿐만 아니라 타 지역 것도 받아요. 이벤트를 해서 한 달에 한두 달에 한 번씩 댓글이나 게시글 많이 남기신 회원 분들 추첨을 통해서 물티슈나 ‘하동사랑상품권’을 드리는 식으로 협찬을 최대한 활용을 하고 있어요.
2022년 5월 15일 송림공원주차장에서 플리마켓. 사진 출처: 하동아사랑해 카페
Q 플리마켓 등 오프라인 행사도 정기적으로 하시던데요. 오프라인 행사들도 소개해주세요.
한 달에 한 번 플리마켓을 했는데 코로나로 쉬었다가 최근 코로나가 풀리면서 하동도 다시 시작했는데 다른 곳에서도 플리마켓을 하고 있어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박희성 의원님의 도움으로 무상으로 구 하동역사를 빌려 플리마켓을 열었었는데 문제는 하동 구 역사에 유동인구가 없는 거예요. 그리고 판매자들이 많아야 사러 오는 사람도 많아지는데 판매자들의 참여가 줄게되니 사러 오는 사람도 없고... 예전에는 송림에서 했는데 그때는 업체가 서른여섯 팀 이랬거든요. 지금은 장소가 바뀌니까 여덟 팀 열 팀 정도밖에 안돼요. 송림 주차장에서 서로 적절히 조율해서 하면 좋겠는데, 주차 민원으로 인해서 행사 진행을 하기가 어렵더라고요.
Q 운영자로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하동에 소아과가 없는데 아이가 아파 어찌할 줄 모르는 엄마들에게 도움이 되었을 때, 매 맞는 할머니들을 위한 CCTV설치를 위한 동의서를 받을 때도 빠르게 정보가 공유되어서 빨리 취합이 됐을 때, 무거운 가구 옮겨야 한다고 도움 요청하는 분에게도 선뜻 도와주겠다는 댓글이 달리고 그럴 때, 아무 금전적인 걸 바라지 않고 순수하게 우리 하동 사람들 만의 그런 시골 인심으로 도와주는 모습을 봤을 때 정말 보람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Q 하동군민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젊은 분, 나이 많은 분 상관없이 두루두루 가입 많이 해 주세요. 또 외지에서 하동을 위해서 일하러 오시는 청년 분들도 힘내서 정보 얻으시고 주택 관련해서도 월세나 전세 이런 부동산 정보들도 쉽게 얻으시고, 취미 공유나 카풀 이런 거 얼마든지 가능하니까 좀 쉽게 생각하시고 다가오셨으면 좋겠어요. 남녀노소 관계없이 가입해서 지역 소통의 장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