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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화개 산불 민간조사단, 조사결과 발표

“자연 상태의 활엽수림이 더 큰불로 번지는 것을 막아주는 것으로 확인돼”

지난 4월 4일,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지리산 화개산불 민간조사단(이하 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조사단은 ‘화개 산불이 국립공원 역대 최대 규모의 산불로 기록되었으나, 낙엽활엽수림이 산불피해를 낮춘 것’으로 보고하였다. 또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국립공원 내 임도 개설에 대해서 ‘임도 논란 자체가 불필요하며, 환경부는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 등의 재난에 대한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하였다. 조사단은 산불 피해현황, 토양, 식생, 탐방로 안전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되었으며, 산불 발생 직후부터 네 차례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산불 면적은 121ha(정부 발표 91ha)로 분석되었다. 최근 20년 간 국립공원 내 산불피해 총면적은 111ha에 불과하다.

산불강도는 낮은 것으로 확인

센티널2(Sentinel-2) 위성영상으로 화개 산불의 강도를 분석한 결과, ‘매우 높음’ 지역은 없었으며, ‘높음’ 지역이 전체의 3%, ‘낮음’ 지역이 전체의 80%로 대부분 산불강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같은 시기의 합천 산불은 ‘매우 높음’ 지역이 전체의 12%이고 ‘높음’ 지역까지 합하면 전체의 21%로 화개 산불보다 7배나 높다고 하였다.
위성영상을 활용한 화개-합천지역 산불 강도 분석 (부산대학교, 2023)
임도가 있음에도 모두 타버린 합천 산불 피해지역
주로 바닥에서만 불이 옮겨 붙은 화개 산불 피해지역
[자료 2] 위성영상을 활용한 화개-합천지역 산불 강도 분석 / (좌)화개 산불, (우)합천 산불 (부산대학교, 2023)

낙엽활엽수림이 산불이 번지는 것을 막아줘

조사단이 화개 지역의 산불강도가 낮았던 이유로 꼽은 것은 숲이 낙엽활엽수림이었다는 것이다. 국립공원의 낙엽활엽수림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나무의 밀도가 높으며, 이는 산불이 날 경우 숲속의 바람이 거세지는 것을 막아준다고 하였다. 이 때문에 산불이 커지지 않고 땅에서만 천천히 옮겨붙다가 능선부의 소나무숲만 태운 것으로 보았다.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사람의 간섭이 적을수록 산불에 강한 숲이 만들어지게 된다”며, “합천과 비교했을 때 이를 더 분명하게 알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이번 산불로 화개 지역은 능선부까지 산불에 안전한 숲으로 빠르게 자연 복원될 것이며, 이처럼 사람의 간섭을 줄이는 것이 심해지는 기후위기 상황에서 산불에 안전한 숲을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평가했다.

불필요한 임도 논란 없어야

조사단은 이번 산불로 산림청 등에서 국립공원 내 임도 설치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국립공원은 자연생태계의 보전이 가장 먼저인 곳으로, 임도는 주변생태계를 심각하게 훼손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합천 사례에서처럼 “임도가 있다고 산불강도나 피해면적이 줄어든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산림청은 과학적 근거 없이 국립공원에 임도가 필요하다는 주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지 말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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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 2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