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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쓰레기 공론화 기획] ① 생활쓰레기를 대하는 생각과 문제의식

우리는 매일 생산하고 소비하고 쓰레기를 남긴다. 하동군민도 2024년 기준 9828톤의 생활쓰레기를 남겼다. 하동군은 농촌사회 특성상 쓰레기 배출, 재활용품 분리, 수거 등에서 도시보다 열악할 수밖에 없다.
하동군은 2025년을 ‘깨끗한 하동만들기’ 원년으로 선포하고 공원조성사업, 하동읍 예쁜거리 만들기사업 등 도시미관 개선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군은 이와 연계하여 △재활용 도움센터 설립 △쓰레기 집하장 확충 △폐농자재수거·처리 지원 △자원관리사 모집 교육 등 쓰레기 대책을 지난해 12월 3일 발표했다. 도시미관 개선을 중심으로 수립된 쓰레기 정책이 면과 마을, 모든 군민을 위한 근본 대책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청소차가 수거전 쓰레기 집하장모습(6월15일(일) 오전9시11분)
청소차가 수거후 쓰레기 집하장모습(6월16일(월) 오전9시29분)

공론화를 통해 방향과 방법을 찾아야

<오하동>은 생활쓰레기 문제 공론화를 통해 주민, 마을(공동체), 하동군이 올바른 방향과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이번 기획을 마련했다. 이번 호에는 주민 3명과 심층 인터뷰를 하여 쓰레기에 대한 생각과 문제의식을 전하고, 다음호에는 다른 지자체들의 쓰레기 정책을 소개하고 우리의 문제의식을 구체화해 볼 예정이다. 계속해서 여건이 된다면 하동군 쓰레기 정책의 비판적 검토와 대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지역사회에 제안할 것이다.
인터뷰에 참여한 주민은 곽선희(양보면), 김성만(악양면), 이상윤(악양면) 등 3명이고 인터뷰 내용 중 일부만 실렸음을 밝힌다. 인터뷰 전문은 다음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곽선희 씨 인터뷰 -생활쓰레기를 대하는 생각과 문제의식
곽선희 씨 인터뷰 -생활쓰레기를 대하는 생각과 문제의식
Q : 생활쓰레기에 대한 본인의 생각과 태도는?
A : “과다한 포장은 쓰레기 처리문제 발생과 포장비용 등 경제적 손실을 가져온다.”(곽선희) “대량생산-대량소비-대량폐기 구조에서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비관적이다. 그냥 나하나라도 지구를 덜 더럽히자는 마음으로 산다. 버리는 음식물은 대부분 퇴비생산으로 쓰기 때문에 버리는 것이 거의 없다.”(김성만)
“재활용에너지 문제로 버려지는 것들을 바라본다면 그것을 대하는 주민들의 태도가 달라지지 않을까?”(이상윤)

면 단위 자원순환센터 만들어 재활용품 분리 처리해야

Q :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해 하동군에 제안하고 싶은 것은?
A : “재활용 쓰레기는 잘 분리 수거해서 꼭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곽선희)
“쓰레기 최소화 필요성, 분리배출 요령, 재활용 가치, 환경오염과 경관훼손 등에 대해 지자체의 계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마을에서 주민들이 분리배출을 편하게 할 수 있게 여건을 마련해 주고 군의 예산을 지원받아 담당자를 두어 관리하게 하면 좋겠다.”(김성만)
“면 단위에 에너지 재활용센터를 만들어 주민들이 배출하는 쓰레기를 면 단위에서 1차 처리하고, 분리된 재활용 에너지 자원을 마을별로 연말에 현금화하는 제도를 활성화하자.”(이상윤)

공공일자리 만들어 관리해야

이 밖에도 곽선희 씨는 “농업용 쓰레기(영농폐기물) 처리가 절실하고 방법도 철저해야 하며 산과 들에 버려진 쓰레기 수거 처리반 공공근로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성만 씨는 전북 장수군에서 오랫동안 살다가 작년에 하동으로 이사를 왔는데, 장수군의 정책과 경험에 대해 물어 보았다. “장수군에선 ‘마을 만들기 사업’을 통해 대부분의 마을에 쓰레기 분리수거장이 설치되어 있다. 물론 활용도는 마을별로 차이가 있다. 인근 진안군은 마을별로 분리수거장을 설치하고 담당자를 선정해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마을 이장일을 하고 있는 이상윤 씨에게 배출된 생활쓰레기를 마을에서 관리하는 것에 대해 질문해 보았다. “마을에서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는 문제는 누군가 활동을 해야 한다. 마을별 분리 수거장을 설치 운영하려면 월 7일 정도 일하는 일꾼을 두어야 하고, 마을 주민들에게 쓰레기 분리 배출 요령, 기후위기 대응 교육과 실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곽선희 씨가 지적했듯이 재활용품은 일반쓰레기와 따로 수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분리배출이 잘 되면 수거도 원활하고 재활용률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규정에 맞지 않게 배출된 재활용품은 일반쓰레기와 함께 청소차에 실려 금성면에 있는 제2생활폐기물 처리장으로 간다. 일반쓰레기와 섞여 들어온 재활용품은 재활용되지 못하고 소각동에서 소각 처리된다고 한다. 그래서 재활용품을 잘 분리 배출하고 처리하는 시스템과 이를 공공일자리를 통해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의식-예산-제도가 뒷받침되어야

생활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식예산-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쓰레기에 대한 주민과 지자체의 인식 변화, 지자체의 지속적인 교육과 인력, 시설에 대한 예산 투입, 조례 제정 등 제도의 정비가 고루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과잉생산-과잉소비-과잉폐기’ 구조에서는 비관적이라고 말한 김성만 씨의 말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탈성장과 ‘필요생산-필요소비’를 실천해야만 쓰레기 배출 자체를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