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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올겨울 난방이 걱정이다

날씨는 추워지는데, 기름값이 비싸서 보일러 켜기가 무섭다

서민연료 등유가 휘발유 가격과 거의 맞먹는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 기준 전국 주유소의 등유 평균 판매가는 1리터에 1600.7원, 휘발유는 1644.5원, 경유는 1878.4원이다. 작년 11월 넷째 주 등유가격은 1리터에 1099.1원이었다. 등유 가격은 작년 이맘때보다 무려 47% 정도 올랐다.
11월 농협주유소 기름값 안내판
도시가스나 지역난방이 들어오지 않는 농촌에서 난방은 대부분 기름보일러다. 하동도 하동읍을 제외하면 대부분 기름보일러를 쓰고 있다. 농민들에게 난방비 인상은 직격탄이다. 조 씨(여, 53)는 “작년에 보일러에 기름을 가득 넣으면 40만 원 정도로 두 달 정도 살았는데, 올해는 60만 원이에요. 깜짝 놀랐어요. 겨울에 기름을 두 번 넣어야 하는데 걱정이에요” 난방비 부담을 현실로 느끼는 농가들은 최대한 기름을 아끼려 하고 있다. 아궁이가 있는 집은 나무를 때고, 전기장판으로 보일러를 대신하기도 한다. 온수와 난방을 위해 태양열을 설치하는 집도 있다.
문제는 경제적 약자인 취약계층에게 기름값은 더욱 가혹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에너지바우처 사업으로 취약계층 에너지 비용을 지원하고 있지만 겨울철 지원한도가 1인 가구는 10만 7600원 2인 가구는 14만 5300원이다. 하루에 1만 원이 들어가는 난방비를 생각하면 겨우 보름치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많고, 이분들의 벌이가 거의 없는 편이라 비싼 기름값 앞에 속수무책이다. 또 하우스 시설 농가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겨울철 난방유로 등유를 쓰고 있는데 난방비가 50% 가까이 올라서 기름값 때문에 농사를 못 짓겠다고 하소연이다.
서민연료인 등유가 휘발유보다 비싸진 까닭은 무엇보다 국제유가 때문이다. 올 2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으니 비쌀 수 밖에 없다. 그런데 휘발유나 경유보다 등유의 가격 상승폭이 큰 이유 중 하나는 유류세 인하에 있다. 휘발유와 경유는 올 7월부터 12월 말까지 유류세를 37% 인하했지만 등유는 유류세를 인하하지 않았다. 등유는 다른 기름에 비해 유류세가 적지만 그것이라도 인하해야 기름값을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다.
등유로 집 보일러를 돌리고, 하우스 난방을 하고있는 농촌에서 등유 가격 인하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등유의 유류세 인하는 물론이고 에너지바우처 사업을 강화하고 일시적이더라도 등유 사용량에 대해 직접 지원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하동군, 면세유 사용량의 50%에 대해 1리터에 185원 지원

하동군은 농민들의 어려움을 지원하고자 예산 8억 9천만 원을 마련하여 농업용 면세유 구입비를 지원한다. 올 3월부터 12월까지 유종과 관계없이 면세유 사용량의 50%에 대해 1리터에 185원을 지원하는데 지원액은 농가당 최대 135만 500원까지이다. 지원 대상자는 군내 주소지를 두고 농업용 면세유류 구입카드를 발급받은 농업(법)인으로, 11월 25일까지 주소지 읍·면사무소에서 신청을 받았다. 군 관계자는 “대형 농기계 사용 증가와 시설원예 농가 난방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긴급지원에 나섰다”고 말했다.
시설 하우스 난방기
하동군의 면세유 지원사업은 참 잘된 일이다.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의 현실이 정책에 반영됐다는 점에서 위로를 얻는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집난방비에 대한 지원사업으로까지 확대하지 않은 점이다. 취약계층이나 독거 어르신들만이라도 난방비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2022년 12월 / 1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