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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두루두루] 금남면 노량포구에서 열린 제15회 하동 왕의 녹차 참숭어 축제

‘제15회 하동 왕의 녹차 참숭어 축제’가 섬진강이 남해와 만나는 하동군 금남면 노량포구에서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열렸다.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고 3년 만에 열린 행사에는 경남 각지에서 온 관광객과 전국에서 몰려온 각양각색의 상인들 그리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풍악 소리가 축제 분위기를 자아냈다.
참숭어잡기 체험장에서 아이들이 맨손으로 참숭어를 잡고 있다.
지리산을 굽이 돌아 500여 리 흘러온 섬진강이 남해와 만나는 노량포구는 숭어양식의 최적지로 알려져 있다. 이순신 장군의 최후 결전지로도 알려진 노량항을 생활 터전으로 삼고 있는 하동군 금남면은 녹차 먹은 참숭어 판매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어민소득증대에 이바지하고 있다. 하동 녹차 참숭어는 섬진강 하구 노량해협의 거센 조류에서 녹차가 포함된 사료를 먹고 자라 육질이 단단하며, 단백질과 오메가-3가 풍부해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남면 노량 포구에 높이 솟은 풍선이 행사를 알리고 있다.
하동군 어류양식업연합회가 주최하고 하동군 수협이 주관한 이 축제는 참숭어 무료시식회를 비롯해 활어직판장, 인기가수 공연, 숭어잡기 체험행사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축제 둘째 날 많은 비가 왔지만, 다행히 마지막 날은 맑게 개어 적잖은 관광객이 행사에 참여했다.
진주에서 왔다는 강진모(40), 황주희(38) 부부는 자신의 두 아이와 창원에 사는 조카 4명과 함께 행사를 맘껏 즐기는 듯했다. 황주희 씨는 “어제 비가 와서 걱정했는데 오늘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에요” 라며 “이 행사는 처음 참여했다”고 한다. “진주 맘까페 ‘진주아지매’를 보고 이 행사에 대해 알았다” 며 “맨손 숭어잡기가 기대된다”고 했다. 이들 부부와 같이 온 황지민(12) 학생은 “달고나체험, 인생4컷 스티커 사진찍기를 했는데 직접 해보니 재미있다”며 “참숭어잡기 체험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강진모, 황주희 부부 가족과 조카들
김해에서 아이들과 4가족이 함께 왔다는 전씨는 “애들이 체육관에 가야 하는데 몰래 왔기 때문에 이름을 밝힐 수 없다” 며 “참숭어잡기 체험에서 아이와 어른 모두 참여해 4마리나 얻었다”며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또 마산에서 3형제 부부가 함께 왔다는 60대 관광객도 “오랜만에 가족과 더불어 나들이 왔는데 바닷바람을 쐬니 기분이 상쾌하다. 그런데 축제장에서 회를 맛보려고 했는데 회를먹으려면 음식점에 가라고 하니 그게 뭔가 좀 불편하다”고 했다.
약 파는 곳에 사람들이 몰려 구경하고 있다.
‘무료 참숭어 시식 코너’에서 일하고 있는 수협 직원 박종주(50) 씨는 “하루에 2번 무료시식회를 연다”며 시식했던 접시로 가득 찬 쓰레기봉투를 가리켰다. 참숭어 맛이 어떤지 알기 위해 그곳에 간 사람은 음식점에 들어가든지 아니면 하루 2번 하는 무료 시식 시간에 맞춰 와야만 한다. 넓은 행사장에는 명색이 ‘참숭어축제’임에도 불구하고 참숭어회 부스는 없고 한우소고기 부스와 파전과 통돼지구이 같은 음식을 파는 부스에만 사람이 가득 차 있었다. 주위 참숭어 상점에서 부스를 한 개씩 차지하고 바닷가로 나와 참숭어회를 팔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2020년 10월 16일 기준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별로 개최된 축제는 총 968개이며 경상남도에만도 95개의 축제(문체부 2020년 통계)가 있다. 마음만 먹으면 매달 각 지역에서 열리는 축제에 여러 번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축제에 가도 비슷비슷한 가수들이 무대를 차지하고 축제의 성격과는 상관없는 상품을 파는 상인들이 더 많고, 지역의 특색을 찾아볼 수 없다면 관광객은 또다시 그곳을 찾지 않을 것이다.

2022년 12월 / 1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