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양면 정서리 산97-16에 29세대가 입주 가능한 귀농귀촌 주택단지가 들어선다. 하동군 농촌진흥과 농촌개발 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올해 안에 착공하고 1년 반의 공사기간을 거쳐 준공할 예정이다.
해당 사업 부지는 원래 ‘청년농촌보금자리 조성사업’을 위해 2020년에 군이 14억여 원에 매입한 것이다. 군은 2019년에 정부의 ‘청년농촌보금자리 조성사업’에 공모했다가 탈락했다. 탈락 이유가 부지가 불확실해서라고 판단한 군은 서둘러 땅을 샀다.
2019년 10월 22일 의회 산업건설위원회 회의록을 살펴보면, ‘왜 하필 그 땅인가’, ‘인근 지역 주민과 충분히 소통했는가’, ‘상하수도 문제, 재산권 침해 문제 등으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의원들의 질의와 질타가 이어진다. 그런데 정작 해당 공모사업은 2020년부터 사업 자체가 취소되어 부지매입은 헛일이 되었다. 골칫거리가 하나 생긴 것이다. 이 골칫거리는 2020년에 해결된다.
2020년 11월 30일, LH와 하동군은 ‘하동군 귀농귀촌 주택단지 건설을 위한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군은 부지 확보와 인허가 지원, 이주자 정주 여건 제공 등 행정적 지원을 하고, LH는 업무추진 방안 수립, 민간사업자 공모, 투자회사 설립 지원 등 사업 추진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지원하게 되었다. 군의 입장에서는 이미 부지가 확보되어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두 손 들고 환영할 일이었을 것이다. 마침내 2021년 12월 8일, 하동군은 LH가 주축이 되어 만든 부동산투자회사에 정서리 산97-16을 판다. 이때 거래액은 13억 2032만 원이었다.
귀농귀촌주택단지가 들어서게 될 부지와 조감도
그런데 왜 아직까지 공사가 시행되지 않았을까? 소규모환경영향평가에서 1차 반려 후 보완작업을 거치고, 주민들의 문제 제기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군은 2021년 5월경에 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는데, 이때 주민들은 우회도로 신설, 수원지 및 마을재산권 보호대책 수립, 오폐수의 철저한 관리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하다. 2021년 6월 18일 의회회의록에는 당시 건설과장이 ‘보상금을 포함해서 약 22억 정도가 소요될 것 같다’고 답변하는 내용이 있다.
사업 부지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처음엔 청년주택이 들어설 거라고 했다가 이제는 별 말도 없고 아무것도 안 하니 무효가 되었나’하는 정도의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군은 올해 안에 착공할 거라고 말하고 있다. 29세대면 거의 마을 하나다. 새로운 마을이 들어서는 일이니 기존 주민들과 이주 주민들 간의 화합을 위해서라도 친절하고 상세한 설명과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 농촌진흥과 농촌개발 담당자는 주민설명회도 계획하고 있다고 했지만 언제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2022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공사에 들어간 후에 주민들에게 설명하면 늦다. 미리 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행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