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사산단 사업 실패를 둘러싼 두 전임군수의 공방에 지역이 시끄럽다. 사업 실패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다가, 돌연 ‘모두가 하동 발전을 위한 노력’이었으며, ‘앞으로 하동발전에 힘을 모으자’며 화해했다. 법적 대응까지 말하던 두 사람의 갑작스런 화해에 지역 주민들은 모욕감을 느끼고 있다.
두 사람의 공방과 현 군수에게 떠넘기기
지난 10월 25일 조유행 전군수는 군민보고회를 열고 윤상기 시절 갈사산단 도급계약이 비정상 체결돼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사비가 확보되지 않았음에도 계약을 했고, 사실상 파산한 사업단이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윤상기가 에버딘대학교 하동분교기숙사 공사를 특정 업체에 몰아주는 계약을 맺었다며, 시공사를 특정하지 않았다면 문제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책임을 가리는 공개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윤상기 전군수도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계약 당사자는 하동군이 아니고 법원이 지정한 관리인이 작성한 뒤 허가를 받은 것으로 불법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한 에버딘대학교 기숙사 건립과 관련, 에버딘대학교 유치는 조유행이 추진한 것이며 공사는 당시 상황에 따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천문학적인 재정 위기의 원인을 따져보자며 공개토론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번 공방에 지역사회의 비판이 거세지자, 11월 1일 조유행 전군수와 윤상기 전군수는 갑자기 화해했다. 갈사산단 문제에 둘러싼 의견 다툼은 하동 발전을 위한 노력이었다며 군민들에게 이해해달라고 하였다. 또한 앞으로 두 사람이 하동 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하승철 군수가 갈사산단 문제를 잘 해결하도록 맡기겠다고 하였다.
두 사람의 뻔뻔한 20년이 낳은 4369억 원의 빚
지금까지 갈사산단과 대송산단 조성에 7,151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었다. 남은 것은 황량한 갈대밭과 무너져가는 7km의 제방 그리고 텅 빈 대학건물만 남은 갈사산단과 곳곳에서 지반이 내려앉고 있는 대송산단이다.
민선 3, 4, 5기와 6, 7기 하동군수를 지낸 두 사람의 선거 당시 핵심 공약은 갈사·대송산단 개발과 인구 15만 하동시 건설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하동군수로 있었던 20년이란 기간 동안 남은 것은 4,369억 원의 빚뿐이다. 그리고 그 빚을 갚기 위해 꼭 지출되어야 할 예산까지 삭감되어 고통을 나누고 있는 것이 지금 하동의 현실이다. 조유행 전군수와 윤상기 전군수는 서로 잘못을 따질 것이 아니라 이와같은 사태를 만든 장본인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