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부모님과 살면 자주 겪는 일들이 있다. ‘고맙다. 미안하다’라는 말들의 생략과 전후 설명없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통보식 일들이다. 함께 지내는 동안 가만 살펴 보니 전후를 설명하거나 고마움이나 미안함을 표현할 그런 생각이나 마음이 없는 게 아니라 까먹거나 머릿속에서 생각이 잘 정리가 되지 않거나 마음이 급해 결론부터 나오거나 쑥쓰러워 고맙다. 미안하다라는 말들이 먼저 나오지 않는 경우들 이었다. 매번 내가 이해를 하고 넘어가는게 억울한 마음에 화도 내 보고, 설명도 해 보고, 하소연도 해 보고, 크게 다퉈 보기도 했지만 바뀌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