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나는 민주, 진보, 양심 세력을 우리의 대표(1명)로 뽑기 위해서라도 ‘선명성 경쟁’보다는 후보 단일화가 ‘현실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승리 후 역할분담이나 진보 개혁 합의는 그 전제조건이다.) 솔직히, 나는 예전엔 선명성 경쟁을 중시했다. 설사 낙선을 하더라도 민주, 진보, 양심을 선명하게 외치는 것이 대중적 감동을 줌으로써 차후엔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 거라 보았다. 그러나 나는 지난 20~30년 사이에 출마자는 물론 유권자들이 ‘별로’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즉, 아직도 한국 사회는 깊은 ‘집단 트라우마’와 ‘강자 동일시’로 인해 ‘민주 개혁’ 정도엔 동의를 하지만, ‘사회 변혁’ 구호엔 두려움을 느낀다. 원론과 현실의 차이다. 이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민주 후보와 진보 후보 간 경쟁을 하면, 결국 수구(극우) 세력에게 ‘어부지리’만 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