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7일 전북지방환경청 앞에서는 ‘새만금신공항 부동의 촉구 집중행동’이 있었다. 1,278일 째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은 새만금신공항이 지어질 경우, 무안공항보다 610배의 조류충돌 위험이 있으며 세계유산과 동등한 가치가 있는 수라갯벌이 사라지는 생태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고 한다.
7월 26일 부산에서는 24개 단체와 약 200여 명의 시민이 모여 ‘가덕도신공항 백지화를 촉구하는 부산 집중행동’이 있었고, 8월 4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는 6월 24일부터 시위를 하고 있던 김현욱 집행위원이 시위 도중 경찰에 의해 팔다리가 들려 강제진압 당하는 일이 있었다. 7월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는 117개 시민단체와 노동·농민단체로 구성된 ‘제주제2공항 강행저지도민회의’가 “내란세력이 저지른 반민주적 행태의 사업은 백지화되어야 한다.”며 지난 10년의 해묵은 갈등을 풀어 달라고 진정서를 제출했다. 7월 10일 국정기획위원회 앞에서는 ‘국립공원 케이블카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있었으며, 8월 9일 전국 8곳 명산에서는 케이블카 건설 백지화를 위한 ‘생명평화의 봉화 공동행동’이 있었다. 8월 6일 세종시 환경부 앞에서는 470여 일간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보철거를 위한 금강·낙동강·영산강 시민행동’의 기자회견이 있었는데, 4대강 보의 완전 개방과 철거를 다시 공론화하겠다는 것은 이재명 정부가 공약했던 4대강 재자연화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김성환 장관의 해임을 요구했다.
이같이 내란종식 이후 들어선 이재명 정부도 생태, 기후위기, 탈성장에 대한 생각과 태도가 이전 정권과 크게 다르지 않아 실망을 주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공항 말고 갯벌’, ‘전쟁 말고 평화’, ‘자본 말고 생명’, ‘4대강 재자연화’, ‘지리산을 있는 그대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안전성, 환경성, 경제성이 모두 결여되어 있음에도 현정부에서도 계속 건설을 강행하려고 하여 저항에 부딪힌 것이다.
지난 2월 1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 “민주당이 중도 보수 정권으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 우리는 진보가 아니다.” “진보 진영이 새로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날 기자들의 질문에 “민주당은 원래 진보 아니다.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 보수이다.”라고 했다.
6월 4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필요하면 박정희 정책도, 김대중 정책도 가리지 않고 쓰겠다.”고 밝히면서 ‘성장’은 22차례 언급한 반면 ‘복지’나 ‘분배’는 말하지 않았다. ‘진짜 성장’을 강조했는데, ‘AI 3대 강국 진입’, ‘잠재성장율 3% 회복’, ‘세계 5대 경제국 도약’이라는 ‘335 전략’을 내걸었다. 6월 2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는 4일 취임식에서 밝힌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를 더욱 구체화하여 “이념과 구호가 아니라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실천이 새정부가 나갈 방향”이라고 언급했다.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커다란 변화가 없는 것은 ‘성장과 실용주의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중도 보수정권의 한계이자 자연스러운 귀결일 수 밖에 없다. 근본적인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돌아가신 리영희 선생은 저서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에서 새는 오른쪽 날개와 왼쪽 날개에 의해 힘을 받을 때 잘 날 수 있다고 했다. 비어있는 왼쪽의 재구성이 필요하다. 신공항을 반대하는 나, 케이블카를 반대하는 당신, 4대강 재자연화를 바라는 우리가 저항과 함께, 민주주의와 다양성 그리고 연대에 기초한 진보, 좌파 진영 구축을 위해 새롭게 나서야 할 이유이다.
‘왼쪽날개’의 재구성이 필요하다
2025년 9월 / 50호
이창일 객원기자
넓고 푸른 바다 위에 커다란 나무가 한 그루 떠있다. 잠시 후 롱숏으로 찍은 다음 장면이 이어진다. 자세히 보면 줄에 단단히 묶인 나무는 바지선 위에 실려 어디론가 가고 있다. 다큐멘터리 <뿌리 없는 정원>의 첫 장면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대략 다음과 같다. 크고 오래된 나무를 수집하는 한 부자가 있다. 그는 사람들을 고용해 마을이나 숲에서 큰 나무를 사들여 육로와 해로를 통해 그의 개인 정원으로 가져간다. 그가 이번에는 조지아 해안 마을 곳곳에서 오랜 세월 자생하고 있는 울창하고 아름다운 나무들을 샀다. 거대한 나무를 뿌리째 뽑아내는 지난한 과정에서 나무와 마을 공동체는 엉망이 된다.
하동군에서 군청 내 군민 정원을 만들기 위해 수목 자원을 조사한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2년 전에 본 다큐멘터리 <뿌리 없는 정원>이 떠올랐다. 나무를 수집하는 주체와 목적이 다르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돈과 권력이라는 점에선 두 정원은 닮았다. 군청 공고문에 따르면 조사 대상 나무는 “보호할 만하고 경관적 가치가 있으며, 하동의 정체성을 담고, 지역의 대표성을 나타낼 수 있는 수목”이다. 간단히 말해 크고 아름다운 나무다. 물론 하동군 담당자는 그런 수목이 확보된다 해도 굴취 조건에 적합하지 않다면, 대상에서 제외시킨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가령 큰 나무를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도로 접근성 등의 주변 조건 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오랜 세월 나무와 함께 만들어진 공동체의 정서도 꼭 챙기겠다고 했다. 나무의 식재 환경, 관련된 사람들의 입장 등이 면밀히 검토되어야 하므로, 큰 나무를 캐내 옮기는 일은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반면 굴취 조건과 공동체 정서에 무리가 없다면, 큰 나무를 옮기는 것이 그리 어렵지도 않을 듯싶다.
그런데 정작 나무의 입장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란 말인가? 오랜 세월 한자리에서 가지를 높이 멀리 뻗고, 뿌리를 깊고 넓게 내리며 살았을 나무의 입장은? 그렇게 자란 가지와 뿌리가 이동을 위해 무참히 잘려와 낯선 환경에 살아야하는 나무의 입장은? 현재 군청 내에서 그 공간과 함께 어우러져 멋지게 자라고 있지만, 다시뽑혀 어디론가 또 이동될 소나무들의 입장은?
지자체마다 정원 만들기에 열심인 것 같다. ‘생태’, ‘환경 친화’, ‘자연 친화’ 등 멋진 슬로건으로 치장된 정원만들기 사업에 지역민들도 거부감이 없는 분위기다. 물론 내가 사는 지역에 녹지 공간이 늘어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미 자연스러운 녹지가 충분한 하동 같은 지역에, 또 나무의 입장은 안중에도 없는 그런 공원은 아무리 생각해도 불필요하고 또 부자연스럽다.
<뿌리 없는 정원>은 나무수집가 부자의 개인정원을 오랫동안 보여 주는 것으로 끝난다. 그곳에선 숙련된 정원사들이 잔디를 매끈하게 관리하고, 수많은 스프링클러가 나무에 물을 공급한다. 조지아 해안 마을에서 뽑혀온 나무도 아마 그곳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세계 여러 곳에서 크고 아름다운 나무들만을 수집해 가꾼 정원은 꿈속 장면처럼 비현실적으로 아름답다. 또 이루 말할 수 없이 기괴해 보였다. 나무들이 어떤 우여곡절을 겪었을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일까?
나무의 입장
2024년 8월 / 37호
나은동 기자
6월 8일, 하동에 사는 친구들과 함께 ‘다시 타는 밀양희망버스’에 탑승했다. ‘밀양 송전탑 6.11 행정대집행 10년, 윤석열 핵폭주 원천봉 쇄 결의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궂은 날씨에도 전국에서 1000여 명의 사람들이 밀양에 모였다. 그중에는 밀양 주민들과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함께 한 사람들이 꽤 많았다. 주민들은 그들을 ‘연대자’라고 불렀다. 나는 밀양이 처음이다. 나는 밀양이 처음이다.
행사는 지역별로 나눠 밀양과 청도에 세워진 765kV 초고압 송전탑을 둘러보고, 주민을 만나는 일정으로 시작됐다. 우리가 탄 버스의 사람들은 102번 송전탑이 있는 밀양 용회마을로 가기로 했다.좁은 강둑길을 따라 30~40분을 걸어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100미터가 넘는 송전탑이 고요하며 한적하고 넓은 밭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송전탑을 처음 마주한 느낌은 신경을 거슬리는, 선명한 이질감이었다. “송전탑을 뽑아버리자!”라는 구호가 그날 집회에서 자주 들렸는데, 나는 그 표현이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밭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송전탑은 주위의 무엇과도 화합할 수 없는 존재였다. 그것을 한참 올려다본 친구는, “디자인은 뭐 멋지네.”라는 애매모호한 말로 당 혹스러움을 표현했다.
지역별 일정을 마친 참가자들은 ‘밀양 송전탑 6.11 행정대집행 10년, 윤석열 핵폭주 원천봉쇄 결의대회’를 함께하기 위해 밀양 영남루 근처 공원에 모였다. 점점 거세지는 빗줄기 속에서도 희망과 우정을 이야기하는 노래와 춤, 그리고 참여자들의 연대 발언이 이어졌다. 무대에 선 발언자 중에 특별히 밀양 용회마을 김옥희 할머니가 기억에 남는다. 밀양을 잊지 않고 전국에서 찾아와 준 ‘연대자들’에게 고맙다고 몇 번을 말했다. 칠 십 대 시골 할머니의 입에서 나온 ‘연대자’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나는그녀의 모습이 참 멋있기도 했지만, 조금 서글펐다. 난생 처음 ‘연대’라는 말을 알게 되고, 또 거침없이 말하게 되면서 ‘밀양 할매’ 김옥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
핵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서울로, 도시로 실어 나르기 위해,밀양 골짜기 시골마을에 송전탑이 세워졌다. 그 과정에서 국가폭력은 농사지으며 서로 이웃해 사는, 작은 마을공동체를 무참히 파괴했다. 그 이야기들은 많은 자료가 증명하고, 그 자리를 지키며 굴욕을 함께 겪어낸 마을주민과 연대자들의 입을 통해서도 생생히 전해졌다.
‘밀양 할매’들은 마을회관에 모여 투덕거리며 화투 치던 친구를, 손볼 곳 천지인 촌집 수리를 군말 없이 해주던 시동생을, 하루 열두 번도 더 드나 들던 구멍가게 주인을 잃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감나무에 까치밥을 남기는 마음을, ‘밀양할매’ 김옥희가 소중히 간직하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 마음을 우리도 함께 나누며,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할매들의 새로운 ‘연대자들’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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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청도 송전탑 반대투쟁 온라인기록관 : http://my765kvout.org/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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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삼평리 송전탑 투쟁 사진집 예약구매 : 문의(서창호 청도대책위/ 010-8191-7744)

밀양 용회마을 송전탑으로 가는길. 논 한가운데 송전탑이 서 있다.

참가자들이 용회마을 102번 송전탑과 연결된 산 위 송전탑을 바라보고 있다.

마을 방문 행사를 마친 후 참가자들이 다음 행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기사 사진제공 : 김미진(울산 어린이책시민연대 후원회원)
다시, 밀양
2024년 7월 / 36호
나은동 기자

지난 5월 11일, 제27회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가 열렸다. 나는 이번 축제의 체험부스 운영자로, 여행자로, 기자로 3일간 축제장을 드나들었다.
기존에 비해 부스 참여자들이 다양해졌고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운영됐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무대가 입구 쪽에 있어 차생산자 부스에서 조용히 차를 즐기기에 좋았다는 평도 있었다. 이에 반해 참여자가 적다는 후기도 많았다. 야생차 문화축제가 열린다는 것을 뒤늦게 들었거나, 축제장에 와서 기획프로그램들이 운영되는 장소나 시간 안내의 부족, 각 프로그램 진행장소 및 체험부스와 티켓팅부스까지의 먼 거리, 홍보 부족 등을 꼬집은 평도 있었다. 여기까지, 이번 축제에 대한 지역주민들과 여행자의 목소리가 혼재되어 있다.
참여부스에 앉아 참여자가 없는 사이, 물끄러미 축제의 의미를 검색해 보았다. ‘개인 또는 집단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일이나 시간을 기념하는 의식’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볼 수 있었다.
이에 덧붙여 ‘지역의 특성을 축제로 구체화함으로써 문화적 정체성을 구축하게 된다. 지역주민들이 축제 개최의 준비와 진행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공동체 의식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축제는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게 된다.
기자의 눈/ 무엇이 혼재되어 있는가? 주민이 주체인 축제!
2024년 6월 / 35호
조준형 기자
자아를 찾는 명제는 그리스 델포이 신전에 새겨진 ‘너 자신을 알라.’ 이후 변함없는 인류의 관심사지만 최근 더 두드러지게 부각되는 느낌이다. 왜일까? 어디서, 어떻게 ‘잃어버린나’를 찾아야 하는지 영화나 책, 강연이 수도 없이 많지만, 과연 ‘나’를 찾았는지 궁금하다.
‘나’는 보이는 나, 보이지 않는 나, 나도 모르는 나... 등 수많은 ‘나’가 있을 수 있지만 현시대는 ‘보여지는 나’에 치중하는 편인 것 같다.
그 한몫을 톡톡히 하는 게 옷 아닐까! You arewhat you wear! (네가 입고 있는 옷이 너다!)라고 할 정도로 의류 산업은 모든 산업 중 지구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으뜸 산업이다. 세계물 소비량의 20퍼센트가 옷을 만드는 데 사용되고 이는 서울 시민의 절반이 1년간 마실 수 있는 양이다. 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 데는 약 7000리터, 티셔츠 한 장은 약 270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섬유의 60퍼센트가 값싸고 구하기 쉬운 폴리에스테르로 만들어지는데 폴리에스테르는 제조 과정에서 많은 탄소를 배출시킨다. 옷에서 나온 미세플라스틱은 세탁기와 건조기, 하수구를 거쳐 전 세계 바다로 흘러들어 생태계에 퍼져 있는 5조 개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에 합류한다. 이 미세플라스틱은 플랑크톤에게 먹히고 먹이사슬을 거쳐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게 된다. 누구나 한 벌씩 가지고 있는 패딩점퍼는 80퍼센트가 동물보호법이 없는 중국산이다. 패딩 생산에 동원되는 오리나 거위는 생후 10주부터 평생 동안 가슴털을 뽑히다가 죽는다. 세계적인 유명 패션 브랜드 자라 설립자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자산 규모가 375억 달러로 세계 5위이다.
입을 옷은 없는데 옷장에 가득 찬 싫증난 옷이나, 사놓고 쓰지 않거나 말짱한 물건을 재활용할 수 있고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제로웨이스트’ 상점인 “모두의 가게”가 악양에 생겼다. 8명이 힘을 모아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나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지만 누구에겐가는 요긴할 수 있다. 물건뿐 아니라 먹거리나 먹거리 재료도 나눔을 한다. 다 본 책도 이곳에 갖다 주면 누군가를 지혜롭게 할 수 있다. 플라스틱통에 든 비누나 세제를 다 쓴 후 빈 통을 가져가면 이곳에서 리필할 수도 있다.

모두의 가게 오픈식 날, 마을 아이들이 가게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놀고 있다.
“모두의 가게”가 악양뿐 아니라 하동읍과 다른 면에도 하나씩 다 생기면 좋겠다. 무엇이 필요할 때 일단 이곳부터 둘러보면 그대는 지구를 구하는 의인이 될 수 있다. 또 내게 필요하지 않은 것을 이곳에 갖다 주면 집안이 넓어지고 깨끗해지는 기적까지 경험하게 될 것이다. 지구는 이미 포화상태다. 진정한 ‘나’를 찾는 내적 성장을 위해 외면만을 가꾸는 개발과 소비는 이제 멈추자. 멈춰!
*기사 작성에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돌고래 출판사, 이소연 지음)를 참고했습니다.
요즘 유행어 ‘나를 찾자!’ 어디서, 어떻게? /기자의 눈
2024년 5월 / 34호
홍마리 기자

악양면 노전 버스정류장. 그 앞으로 도로 확장 공사가 한창이다. 새 길이 완성되면, 이 정겨운 정류장도 곧 철거될 것이다.
나는 이것을 ‘5시간의 공백’이라 불렀다. 이제 그 공백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한다. 하동읍에 갈 때 가끔 버스를 탄다. 자가용이 있지만, 운전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다. 가능하면 버스를 더 자주 타고 싶다. 내가 사는 마을은 하루 다섯 번 버스가 다닌다. 아침 8시 10분 차를 타면 8시 50분쯤 하동읍에 도착한다. 볼일을 보고 나면 한 시간이 훌쩍 넘는다. 집에 가는 9시 30분 버스는 탈 수가 없다. 다음은 오후 2시 20분 차다. 이것이 내가 앞서 말한 ‘5시간의 공백’이다.
밀린 일을 일부러 천천히 처리하고도 시간이 많이 남는다. 그럴 때는 하동읍, (구)터미널 부근에 있는 교통쉼터로 간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어르신들이 많이 앉아 계신다. 나도 빈자리를 찾아 앉는다. 버스가 오기까지는 한참 시간이 남았다. 얼마 전에도 그렇게 하염없이 기다리다 나만큼이나 오래 앉아 계시는 옆자리 할머니께 말을 건넸다. “할머니는 어디까지 가세요?” “중기 간다.” 중기는 내가 기다리는 버스의 종점이다. 나는 할머니의 늦둥이 딸뻘쯤 되겠지만, 우리는 공통화제를 두고 막힘없는 수다를 떨었다. “12시나 1시쯤, 집에 가는 버스가 응당 있어야 한다.”라는 것! 가능하면 버스를 ‘자주 타고 싶은’ 나의 ‘고민’과 바깥세상과 쉽고 간편하게 연결되는 버스를 ‘자주 탈 수 없는’ 할머니의‘고통’이 같을 수는 없다. 그래도 그날만큼은 우리 둘은 분명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하동군은 지난해 11월부터 농어촌버스 노선 개편에 대한 면별 주민설명회를 열었다.내가 사는 악양면은 2월 7일에 설명회가 있었다. 10년만의 버스노선 개편에 대한 주민관심도를 반영하듯 설명회 장소인 악양면사무소 2층은 주민들로 가득 찼다. 나도 그 틈에 끼어 설명회를 들었다. 통학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을 고려한 배차시간 조정이 이번개편안의 중점사항이었다. 매일 버스를 타야 하는 학생들을 먼저 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중기마을 근처에 사는 사람들의 불편 사항은 그대로였다. 오히려 개편안이 확정된다면 ‘5시간의 공백’은 ‘5시간 30분의 공백’으로 커진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노선 개편 용역을 담당한 업체 측은 “하동군 측으로부터 지역별 주민 불편 사항을 충분히 전달받지 못했다.”라고 했고, 하동군 담당자는 “한정된 예산으로 진행되는 일이니, 부족한 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양해를 부탁한다. 주민 의견은 참고하겠다.”라고 했다.
우리는 매일매일
2024년 2월 / 31호
나은동 기자
8월 24일. 일본 핵오염수가 바다로 방출됐습니다. 걱정했던 일이 현실로 닥쳤습니다. 주위에선 당장 수산물 먹는 걸 조심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어민들과 수산업 관련 종사자들의 삶이 어려워질 게 뻔합니다. 일본을 원망하고, 원망해도 딱히 달라질 게 없어 보입니다. 어디 오염수 방류 반대 집회라도 참여해서 소리라도 질러보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이라도 해보고 싶지만 힘이 나지 않습니다. 2019년 ‘NO제팬 운동’ 때와는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정부는 오염수 방류를 묵인하고 있습니다. 반대한다는 말은 한마디도 없습니다. 오히려 ‘오염수 방류를 서둘러 달라’는 정부 여권의 뜻이 비공식적으로 일본에 전해졌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밝힐 정도입니다. 우리나라 정부가 일본 정부 같다는 말이 예사말이 됐습니다. 윤석열 정부 이후 우리 사회가 가진 보편적 가치와 상식은 숱하게 뒤엎어졌습니다. 내 귀로 직접 들은 “바이든”도 “날리면”으로 들어야 정상이라고 하는 지경까지 되어버렸죠. 임기 5년짜리 대통령이 바뀌었을 뿐인데 나라가 쑥대밭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지자체도 정부의 행태를 따라가는 것 같습니다. 하승철 하동군수는 지난 7월 취임 1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오염수 방류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여와 야가 아주 첨예하게 의견을 달리 하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가로서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를 해 버리는 순간 우리 군민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라고만 했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군 행정책임자로서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여야의 입장이 군민의 이익에 영향을 주는 것도 있겠으나 근본으로는 핵오염수 방류 자체가 군민의 이익과 생존을 심대하게 해치는 것 아닙니까? 그러므로 군민의 이익을 우선한다면 방류에 대해, 일본에 대해 최소한 유감 표시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우리 사회가 키워온 사회적 규범과 민주주의 가치, 일반의 상식을 뒤엎어버리는 정부 여당의 일방주의적 태도가 공공연해지면서 우리 생활에도 그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주변에 과거 퇴물이 되었던 유령들이 어슬렁거리려 합니다. “공산주의다, 국익에 반한다”며 정부에 비판적 목소리들을 차단하려 합니다.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어민들과 국민들의 소리는 ‘괴담’이라며 싸잡아 비난합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에도 언론은 침묵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정부입장을 옹호하기 바쁩니다.
오염수 방류로 국민 건강은 위협받고, 어민들은 죽어 나가게 생겼습니다. 당장 어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하동은 2000여 명의 어업인이 있습니다. 그 분들과 함께 해야 합니다. 군 행정은 이럴 때 나서야 합니다, 하승철 군수와 군 공무원이 앞장서야 합니다. 일본에 항의하고 방류를 멈출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합니다. 불매운동이라도 해야 합니다.
하동군은 도대체 무엇을 할 겁니까?
군민들은 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지자체는 무엇을 할 겁니까?
2023년 9월 / 26호
왕규식 기자
끝내주는 결정
2023년 8월 / 25호
나은동 기자
스승의 날을 앞두고 나에게 진정한 가르침을 주신 ‘스승’을 잠시 생각해 본다. 언제부턴가 ‘스승’이란 단어가 생소하다. 대신 ‘선생’은 너무 흔하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역할을 하지 않더라도 ‘선생님’은 ‘고객님’처럼 처음 만나는 이를 높이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덕분에 나도 때로 ‘선생님’이나 요즘 유행어 ‘쌤’으로 더러 불리지만 듣기 황송하다.
내가 오늘까지 만난 사람들 모두가 나에게 ‘스승이었다’고 고백한다. 지금도 그때의 누군가를 떠 올려보면 ‘어떻게 그렇게 착하고, 잘하고, 심지어 이쁘고 잘 생겼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진심! 누구나 오래 알다 보면 다 이쁘다!) 내가 힘들고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때, 눈앞이 캄캄할 때마다 답을 묻고 의지하는 단 한 분 스승이 내게도 있다. 그분은 나보다 젊어, 나는 때로 그분을 ‘스승’이라기보다 ‘애인’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는 33살에 처참하게 사형당한 청년 ‘예수’다. 지리산에 들어온 이후로 나는 그를 더 자주 만난다. 나는 많은 자연 중에서도 나의 스승 예수가 나무를 닮았다고 생각한다.

크레타섬의 3000년 수령 올리브나무
크레타섬에 있는 올리브나무는 3000살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나무에는 아직도 올리브 열매가 달린다고 하는데 나는 이런 나무들을 보며 내 스승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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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스승의 날, 나의 스승!
2023년 5월 / 22호
홍마리 기자
남원시 사매면 월평리 산 37-3번지. 남원사매 일반산업단지의 옛 주소다. ‘산 몇 번지’라는 주소로 그곳이 예전엔 산이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산의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평지보다 높이 솟아있는 땅의 부분. 지금 ‘월평리 산 37-3번지’는 더 이상 산이 아니다. 시멘트 블록이 바닥에 촘촘히 박혀있는, 어떤 굴곡도 허용하지 않는 평지다. 산 두 개가 평평하게 깎이고 깎여 그렇게 남원사매 일반산업단지가 만들어졌다.
1000억이 넘는 공사비가 투입된 사매일반 산업단지가 완공된 지 3년이 지났다. 개발을 주도한 이환주 전 남원시장은 남원 시민들에게 ‘3500개의 일자리와 연간 25억 원의 지방세 수입’을 약속했다. 남원시는 분양전문업체까지 두고 분양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입주한 기업은 현재 두 곳뿐이다. 지금은 남원시의 최대 골칫거리라고 한다.
얼마 전 기자는 몇몇 친구들과 함께 ‘남원 다크투어’란 팀을 급조해 사매일반 산업단지를 찾았다. 주위를 둘러보며 ‘산이었을’ 그곳의 옛 모습을 그려보았다. 따가운 봄 햇살을 잠깐이라도 피할 수 있는 나무도, 바위도 아무것도 없었다. 산을 상상해 볼 수 없었다. 남원에 오래 산 분의 친절한 설명을 들어도 쉽지 않았다. 과정을 모른 채 결과만을 마주하니 상상력이 빈약해졌다.
규모와 사업의 성격에서 다소 차이가 있을 뿐 남원의 경우와 같은 일은 전국에 너무 흔하다. 하동군도 마찬가지다. 20년간 4369억 원의 빚을 남긴 갈사·대송 산업단지가 그렇다. 군수가 세 번 바뀌었지만, 답답한 상황은 여전하다. 너무 오랫동안 지지부진한 채로 방치되어 군민들의 관심에서도 한참 멀어져 버렸다. 갈사·대송 산단 문제는 길을 잃어버린 것처럼 보인다.
답답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 국제적인 보호종이자 국내에서도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받고 있는 흑두루미 수백 마리가 갈사만을 찾았다. 좀처럼 드문 일이라 많은 사람들이 반가워했다. 본지에서도 신년호 1면 첫 기사로 다루었다. 흑두루미는 본능으로 자기가 가야 할 길을 알았다. ‘어쩌면 길을 잃은 우리에게 갈사만의 예전 모습을, 아니 오래된 미래 같은 앞으로의 갈사만을 상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은 아닐까’ 하고 괜한 의미를 부여해 본다.
4월이다. 햇살이 밝고 따뜻하다. 사방천지가 꽃이다. 이 좋은 날에 꽃놀이도 물론 좋겠지만, 내가 사는 지역을 살펴보는 다크투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하동이라면 역시 갈사만 쪽이 좋겠다. 그곳에 가면 무섭게 매연을 뿜어내는 하동화력발전소의 굴뚝을, 생활쓰레기 처리장의 쓰레기산을, 삶의 터전이 망가져가는 것을 천천히 오래 견뎌내고 있는, 생기를 잃은 주변의 마을들을 지나치게 될 것이다.
운이 조금 좋다면 갯벌에서 한가롭게 먹이를 찾는 저어새를 볼지도 모르겠다. “저어새의 안위를 저어하다(‘걱정하다’의 옛말)”라는 말장난에 웃어줄 친구들이 동행한다면 더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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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 : 어두운 역사의 현장을 찾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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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4월엔 꽃놀이보단 다크투어를!
2023년 4월 / 21호
나은동 기자
윤상기 (전)하동군수는 ‘대한민국 알프스 하동’을 이야기했다. 알프스처럼 하면 모두가 잘 살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하동은 알프스가 아니다. 그래서일까? 그는 그 꿈을 이룰 수 없었다.
하승철 (현)하동군수는 ‘세상 하나뿐인 하동’을 이야기한다. 하동의 아름다움으로 모두가 잘 살수 있다고 한다. 이제 막 그 여정을 시작한 그가 그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두 사람은 모두가 잘 살아야 한다는 같은 꿈을 꾸었지만, 걸어가려는 길은 다른 듯했다. 하지만 그 길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잘 살기 위해서 갈사·대송 산업단지에 공장이, 두우산 정상에 골프장이 들어서야 한다는 것이다.
수천억 원을 들였지만 조성되지 못한 갈사산업단지와 분양되지 않아 LNG발전소를 유치하려고 경제자유구역 해제를 검토하는 대송산단을 보면, 이제는 그 밑그림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따져보아야 한다.
얼마 전 두우레저단지가 곧 착공될 거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승철 군수는 “두우레저단지 조성과 대송산단 투자유치 성공을 마중물로 삼아 갈사산단 정상화를 이뤄내고 이를 통해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하동’을 만들어 내겠다”고 했다.
두우산 골프장이 어떻게 갈사산단 정상화의 마중물이 되는지, 대송산단 투자 유치에 성공하려면 어떤 조건이 만족되어야 하는지, 갈사만에 산업단지 조성 말고 다른 방법은 없는지, 이 모든 것을 다 해내면 지방소멸을 피해갈 수는 있는 것인지, 이미 하동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데 도대체 새로 만들려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하동’은 무슨 하동인지, 그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 그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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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묻고 싶다
2023년 3월 / 20호
최지한 기자
지방소멸, 지방인구소멸이라는 개념이 친숙해지는 시대입니다. 농어촌이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들이 현실화되어가는 요즘입니다. 하동 읍내에서조차 젊은 사람들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공공 행사에서 청년을 보기는 더 어렵습니다. 2022년 12월 27일에 열렸던 하동군 인구정책 토론회에도 공무원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청년은 소수에 불과했습니다.
토론이 열린 회의실에는 군 행정 관계자와 민간단체 관계자들의 명패와 그들만의 테이블이 보였습니다. 나머지 참가자들에게는 의자만 있었습니다. 열린 공간, 누구나 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평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우선입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면 군민, 청년의 참여 의지는 높아질 것입니다.
토론의 발제에 앞서 하승철 하동군수는 “청년이 말하는 대로 하동”을 캐치프레이즈라 언급했습니다. 청년이 제안하기만 하면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하동의 청년인 본 기자가 제안합니다. 공식 행사에서 누구나 같은 위치, 같은 테이블과 의자에 앉아 참여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주기 바랍니다.
기조 발제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구문제는 지역의 성원 모두가 협력해도 어려운 것”이라고. 한 토론자는 이야기했습니다. “세대별로 나누어 주민의 요구를 각각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지역사회의 문제를 지역 주민과 함께 고민해야만 구체적인 대안 또한 발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토론을 통해 지역사회 인구문제의 현재 상황을 끊임없이 알리고 또 알려야 할 것입니다.
토론회의 배포자료에는 주민들이 함께 보면 좋았을 내용이 많았습니다. 보도자료를 통하여 본 토론회의 결과는 압축적입니다. 일회성 행사로 끝낼 것이 아니라, 양질의 토론 내용을 공유하고 주민들 스스로가 지역의 문제와 대응방안을 학습할 수 있도록 온라인 중계를 하거나, 온라인상 토론 자료 공개 창구를 신설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문제가 복잡해지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행정이 원만하게 해결하기는 갈수록 어렵습니다. 주민들이 이해당사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보고 듣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거나, 정책의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함으로써 주민들 스스로가 정책의 추진과정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참여의 시작은 정보 의 수평성에 있습니다. 정보를 공개하고 함께 고민하면 더욱 다양한 방안을 함께 발굴할 수 있습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돈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진심 어린 소통을 통해 효과적인 대안을 도출할 가능성도 커집니다.
결과의 통보가 아닌 과정의 공유, 과정에서부터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결과를 함께 만들어 낼 때 참여의 지속성, 대안의 효능감이 커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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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적인 문화가 청년들을 끌어안는다
2023년 2월 / 19호
조준형 기자
남해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금오산 정상에서 2023년 첫 일출을 보며 새해를 그려봅니다.
기름값이 1년 전으로 돌아가면 좋겠습니다. 유난히 추운 이번 겨울, 난방비로 시름이 깊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끝나고, 우리네 기름값도 안정되기를 기도합니다.
농사지어 최저임금이라도 벌 수 있기를 바랍니다. “돈을 생각하면 농사를 지을 수 없다”고 농민들은 한결같이 말합니다. 온종일 농사일에만 매달려야 하는 현실에서 숨 쉴 틈이 생기길 바랍니다.
혼자 사는 어르신들께 아침저녁으로 안부 건네는 동네를 꿈꿉니다. 어르신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하동. 종일 한마디도 안 하는 날도 많습니다. 이분들에게 말벗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형제봉 반달가슴곰도, 섬진강의 은어도, 갈사만을 찾아온 흑두루미도 모두 건강하게 공존하기를 희망합니다. 지리산, 섬진강, 남해바다가 품은 모든 생명들의 터전이 해쳐지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농촌 일손이 넉넉하기를 바랍니다. 고령사회인 하동군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들어와서 일손을 돕고 있지만 그래도 턱없이 모자랍니다. 도시의 청년들도, 외국인 노동자들도 일하고 싶은 하동이면 좋겠습니다.
택배비 부담을 낮추는 방법을 찾으면 좋겠습니다. 농산물 가격보다 포장비와 택배비가 더 비싼 경우도 있습니다, 도시에 비해 택배비가 더 비쌉니다, 직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농민도 살고, 택배업을 종사하는 분들도 함께 사는 방법을 찾아내면 좋겠습니다.

[기자의 눈] 새해엔, 꼭!
2023년 1월 / 18호
왕규식 기자
편집장 왕규식
독자 여러분의 2022년은 어떠했습니까? 저는 마음이 묵직한 한 해였습니다. 웃음도 많이 잃었습니다. 마음을 누르는 것은 개인사보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 더 구체적으로는 윤석열 정부의 행태에서 비롯된 것이라 그 무게를 걷어내기가 쉽지 않네요.
추모도 제대로 못 한 10.29 참사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소식을 듣고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20대인 아들 딸의 행방을 묻는 것이었습니다. 이태원에 가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안도 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자식을 잃은 부모들 생각에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내 자식들이 그 자리에 있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몸서리쳐졌습니다. 차마 현장 영상이나 뉴스 영상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며칠을 멍하게 보냈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자식 같은 청년들 넋이라도 위로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정부에서 정한 추모기간은 끝이 나 있었습니다. 어디서 누구를 추모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생자의 아름도, 사연도 모르는 깜깜이입니다. 이런 대형 사회 참사에 추모공간도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이태원역 1번 출구에라도 국화꽃 한 송이 놓을 수밖에 없네요. 그래서 더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태원에서 천 리나 떨어진 하동에 사는 농부의 마음도 이런데, 희생자 가족이나 이웃분들 마음은 어떨까요.
독재의 기억
추모 기간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위패도 없는 추모 방식을 지정해주는 정부를 보면서 ‘독재’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추모도 슬픔도 정부의 지침대로 해야 하다니요. 80년대 군사독재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전두환시절엔 ‘북한’이 독재의 빌미였고, 지금은 ‘국익’이 명분 같습니다. 수많은 책을 ‘불온서적’이라 하여 읽지 못하게 하고, 정부를 비판하면 ‘빨갱이’로 매도했던, 무려 40년 전 기억이 요즘 고스란히 되살아납니다. 대통령이 ‘이 새끼들’이라고 말한 것을 보도하니 ‘국익’을 해친다며 언론 기관을 몰아세우는 모습은 거침이 없습니다.
걱정스러운 건 기성세대에겐 ‘일방주의’가 익숙하다는 것입니다. 익숙한 게 다시 나타나면 편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법이죠. 토론과 합의를 통해 집단지성이 발현되는 사회가 되기보다 상명하복의 일방주의가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습니다.
하동은 젊은층보다 장년층, 노년층이 압도적인 농촌사회로 기성세대가 주를 이룹니다. 그러다보니 일방주의를 쉽게 생각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윤상기 군수 시절 확대간부회의라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군수가 간부공무원에게 ‘지랄하네. 지랄해’라는 말을 했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너무나도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그런 말을 공식 회의에서 할 수 있을까? 그런 말이 용납되는 것은 ‘일방주의’가 얼마나 강한지 반증하는 것이었습니다. 군수의 행태에 하동에 사는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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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2022년 한 해. 무탈하셨습니까?
2022년 12월 / 17호
왕규식 기자
편집장 왕규식
지난 6월 지방선거 결과로 하동군수가 바뀌자 하동군이 내세우는 으뜸말이 바뀌었다. ‘알프스 하동’에서 ‘소통 변화 활력 하동’으로. ‘알프스 하동’은 참 뜬금없는 말이었다. 하동이 기대고 있는 지리산이 아니고 알프스라니. 도무지하동다움을 찾아볼 수 없는 말, ‘알프스’였다. 그 말을 보고 들을 때마다 갑갑함이 솟아올랐는데 이제야 그 체증이 좀 가라앉는다. 군수가 바뀐 것을 실감한다.
하동이 알프스를 지우고 찾아야 하는 하동다움이 뭔지 생각해본다. 하동의 정체성, 하동다움을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어려운 일이지만 하동다움을 찾는 과정에서 하동의 현주소를 알 수 있고, 앞으로 나갈 방향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하동다움 찾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찾고 만드냐이다. 군수나 공무원들만 하는 일이 아니다. 군민 모두가 함께 만들고 찾아야 할 하동다움이다.
지난 윤상기 군수 시절 ‘알프스 하동’은 군수와 공무원들이 어느 날 느닷없이 정해버렸다. 이런 방식은 군 행정 곳곳에서 드러났다. 예산도, 설계도 없는데 ‘선언’부터 하는 일이 한둘이 아니었다. 이번에 전면 중단된 ‘상상도서관’은 조감도만으로 사업 시행을 선언하고 밀어붙였다. 대송산단도, 산악열차도, 옛날 하동역 리모델링 사업도 군수의 지시 하나로 휙휙 바뀌거나 뜬구름 잡는 선언들이었다. 군민들의 의견을 진심으로 모으는 과정은 전무했다. 공청회나 주민설명회는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 시절 선언해 놓은 사업들이 하동다움을 찾는데 방해가 되고 있다.
얼마 전 하승철 군수는 ‘90은 비우고, 9는 조화롭게 하고, 1은 혁신하겠다’고 했다. 이 말이 지난 군수가 과잉 진행한 사업들을 비워내겠다는 것이라면 대환영이다. 90을 비우고 그 자리에 군민들의 의견으로 채우는 것이 하동다움을 찾기 위한 첫걸음이다.
군수가 바뀌고 나서 ‘정책자문위원’을 공개 모집하고, ‘교육정책 토론회’와 ‘민선 8기 출범 100일, 군민 열린 토론회’를 개최하여 군민 의견을 듣는 것은 손뼉 칠 일이다. 무엇을 관철하기 위한 토론회가 아니라 하동다움을 찾기 위한 토론회가 모든 분야에서 이뤄지길 기대한다.
‘하동답다’ ‘하동다움’이 어떤 것인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다른 의견들을 듣고 모아서 공론화하고 정책으로 만드는 일, 그 자체가 가장 강력한 하동다움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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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하동다움을 찾아서
2022년 11월 / 16호
왕규식 기자
생활문화예술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하동은 생활문화예술의 불모지다. 전문 예술가나 걸출한 작품들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군민들이 생활 속에서 누리고, 직접 행하는 문화예술이 거의 전무하다는 뜻이다. 문예회관도 있고, 아트갤러리도 있고, 영화관도 있고, 토지문학관과 이병주 문학관도 있지만 군민들에게 찾아오라고만 하지 찾아가지는 않는다. 사람이 모이는 화개장터나 최참판댁 같은 관광지에서 펼치는 공연만 있다 보니 군민이 아니라 관광객을 위한 문화예술만 있는 듯 하다.
군행정에서는 공연을 해도, 전시를 해도 군민들이 오지를 않아 활동을 기획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참 답답한 말이다. 하동은 노년층과 농민이 많은 농촌 사회다. 농사일로 바쁜 농민들이 찾아오길 바라는 것도 말이 안 되고, 이동수단이 마땅치 않은 어르신들이 문화공연을 찾아간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군에서는 마을로, 생활 속으로 찾아가는 게 마땅하다.
마을회관에서 찾아가는 공연들을 펼치고, 면마다 마을마다 이어지는 세시풍속 행사를 찾아서 지원하면 얼마나 좋을까. 마을 당산제나 대동회 때 예술가들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한다면 마을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어버이날 잔치에 문화공연이 있고, 정월 대보름 달집태우기 할 때 강강술래나 단심줄놀이 같은 대동놀이가 있다면 농민들도 한 숨 쉬어가지 않겠는가. 생활 곳곳에서 문화예술 활동이 함께한다면 소통이 살아나고, 자존감이 높아지고, 공동체가 힘을 얻고, 민주주의가 꽃필 것이다. 군행정의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시선이 농민들, 군민들 생활에 맞춰지길 기대한다.
편집장의 말: 문화예술의 불모지엔 민주주의가 꽃피지 않는다
2022년 6월 / 12호
왕규식 기자
지방선거는 앞으로 4년의 미래를 선택하는 행위다. 연 8000여억 원의 예산을 어떻게 쓰고 700여 명의 공무원의 힘이 무엇을 향해 일할지 결정한다.
그러므로 그 돈과 힘이 나를 위해 쓰이도록 투표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하동은 농가인구가 59%이고 60대 이상이 36%인 고령 농촌사회다. 인구 구성으로 보면 농민을 위한, 노년층을 위한 후보가 당선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농민이 삶과는 큰 관계가 없는 ‘관광’이나 ‘개발’을 내세운 후보가 선택받아 왔다. 관광객이 쓰는 돈과 개발업체의 이익이 ‘낙수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지자체의 예산과 공무원의 힘이 농민에게 직접 쓰이는 것은 생각조차 안 해왔던 것 같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졌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전국민재난지원금을 받았다. 하동에서도 지원금이 있었다. 세금이, 예산이 직접 나에게 쓰이는 것을 경험했다. ‘낙수효과’가 아니라 ‘직접효과’를 경험했다. 문재인정부 이전까진 개인이 국가를 위하기만 했지 국가가 개인에게 직접 무언가를 해준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국민은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하였고, 그것을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 결과 투표도 거대담론이나 진영논리보다는 나를 위한 투표가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그 민의가 모여 군민의 직접적인 이익을 위한 후보가 당선되기를 기대한다.
편집장의 말: 나를 위한 투표
2022년 5월 / 11호
왕규식 기자
민주주의 꽃은 선거라고 했다. 전쟁이나 폭력 사태 없이 권력 교체를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선거이기 때문이다. 이 말을 다시 생각해보면 권력을 교체하는데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모든 권력은 임기가 있고, 지자체는 4년마다 권력 교체의 기회가 국민에게 주어진다. 권력을 교체했다가 잘못하면 4년 후에 다시 교체하면 된다. 그 교체의 힘은 오직 국민에게 있다. 투표에 달려있다.
그런데 하동군은 지방선거가 시작된 후 27년 동안 집권 정당의 교체가 없었다. 국민의힘 계열의 보수당이 군수, 군의원, 도의원을 거의 독점해왔다. 약 8000억 원의 하동군 예산을 집행하고 600여 명 공무원의 행정을 지휘하는 군수와 군의원이 한 정당 소속이다 보니 견제와 감시는 소홀해지고 일방주의 행정과 권위주의가 만연하다. 단적인 예로, 지난 4년 동안 8차례 본회의에서 11명의 군의원이 군 행정의 답변을 요구하는 군정 질의를 한 것은 단 2건뿐이었다.
안정과 지속이 중요한 때가 있고 변화와 교체가 필요할 때가 있다. 안정을 선택할 것인지 변화를 통한 역동성, 다양성을 선택할 것인지 군민들의 선택이 중요하다.
군민들의 두려움 없는 선택이 기다려진다.
편집장의 말: 8000여억 원의 예산, 600여 명의 공무원행정. 군민의 투표에 달려있다
2022년 4월 / 10호
왕규식 기자
하동의 아이들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2022년 1월 기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초등 6학년 나이의 아이는 235명, 1학년 나이의 아이는 179명이다.
태어난 후 1년이 안 된 아이는 127명이다. 해마다 약 10명씩 줄어들고 있다. 돌이 안 된 아이가 한 면에 10명쯤 있는 셈이지만, 마을 단위로 살펴보면 갓난아이가 없는 마을이 수두룩하다. 이대로 가다간 10년쯤 뒤엔 아이를 찾아볼 수 없을 수도 있다. 게다가 하동의 전체 인구는 해마다 약 1,000명씩 줄어들고 있다.
사람이 없어지는데, 교육이 제대로 될까?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키울 아이도, 마을도 사라지고 있다면 어찌해야할까?
아이겠지. 답은 아이겠지. 아이가 있다면 마을은 자연스레 살아나겠지.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이다. 아이를 불러모으는 교육, 마을을 살리는 교육을 우리가 꾸는 꿈인데. 그게 가능한 방법은 없는 걸까?
교육 예산은 넉넉하다. 지리산과 섬진강이 품어주는 자연도 따뜻하고 풍성하다.
그 힘으로 아이들이 신나는 교육이 필요하다. 교육 행정이나 사립과 공립의 틀을 넘어서 창의롭고 혁신적인 교육시스템이 절실하다.
20여년 전, 경기도 광주 남한산초등학교는 폐교 직전에 학부모들과 선생들의 힘으로 혁신학교를 만들어 우리나라 교육에 큰 이정표가 되었다.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마을에 웃음소리가 넘쳐나게 했다. 그런 힘이 하동에 꼭 필요하다. ‘교육하기 좋은 하동!’ 꿈꾼다.
편집장의 말: 아이들의 재잘대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 마을은 실현 불가능한가?
2022년 3월 / 9호
왕규식 기자
편집장 왕규식
하동에는 섬진강의 끝 40km가 흐른다. 하굿둑 없어 굽이굽이 막힘없이 흐른다. 섬진강 따라 100리길 신작로가 놓였고, 벚꽃이 심어졌고, 농경지가 발달했다.
섬진강대로 19번 국도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손꼽힌다. 매화꽃과 벚꽃이 필 때는 전 국민의 눈을 사로잡는다. 모두 섬진강이 있어서 가능하다.

그런데 섬진강은 끝없이 몸살을 앓는다. 223km의 압도적인 길이로 영호남을 흐르는 섬진강이지만 하류인 하동 섬진강에는 강물이 부족하다.
섬진강댐과 주암댐에서 물을 막고, 다압취수장에서 뽑아가니 하류는 물이 모자라 바닷물이 역류하고 생태계가 몸살을 한다.
편집장의 말: 원형대로 흘러라. 섬진강아.
2022년 2월 / 8호
왕규식 기자
경계에 서면 모든 것이 조심스럽고, 빠릅니다. 동트는 새벽, 태양의 솟구침이 빠르게 느껴지는 것은 밤과 낮의 경계이기 때문입니다. 경계에선 아주 작은 차이가 거대한 변화를 가져오고 1도만 달라져도 세상을 뒤흔들 수 있습니다.
2022년은 경계에 서 있는 해입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의 경계에 섰습니다.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것인가? 고립을 지속할 것인가?
대한민국도 대통령 선거로 경계에 섰습니다. 선진국 초입에 들어섰습니다. 시대과제를 해결하고 미래로 나갈 것인가? 권력집단의 이해관계로 나라를 흔들 것인가? 하동도 지자체 선거로 경계에 섰습니다. 1991년부터 하동 지자체장은 국민의힘이 독식을 해 왔습니다. 한 번의 변화도 없었습니다. 변화가 없으면 적폐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새로운 바람을 가져올 것인가? 기존 질서를 그대로 용인할 것인가?
경계에 선 2022년. 시대전환의 해입니다. 조금만 달라져도 1년 후는 엄청난 차이를 만들 것입니다. 그래서 2022년에 주목해야 할 것들을 취재하였습니다. 우리 모두 시대전환의 경계에서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나아가 무탈하게 시대를 전진시키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편집장의 말: 2022년, 시대전환의 원년!
2022년 1월 / 7호
왕규식 기자
2021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한 해를 되돌아보며 하동의 핫 이슈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코로나19’는 농촌 지역인 하동에 심각한 인력난과 노인층의 고립을 가져왔습니다. 여전히 우리 생활을 제한하고, 어려움을 주고 있는 현실을 취재했습니다.
2003년부터 시작된 ‘갈사만 산업단지’는 하동의 골칫덩어리가 된 지 오래됐습니다. 1,810억의 부채를 하동군이 떠안았고 한 해 이자만 17억 원이 발생합니다. 반면 현재까지 분양된 것은 단 한 군데 업체밖에 없습니다. 18년 동안 수많은 부대낌을 낳은 이 산업단지는 이제 군의 단독공영개발로 돌아섰습니다. 정말로 군민의 지혜를 모아야 하고 과감한 혁신안과 투명한 진행이 절실합니다.
하동에 들어서면 ‘하동 세계차 엑스포’가 광고가 곳곳에 눈에 띕니다. 2022년 4월 개최라 5개월여 남았지만 진행은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엄청난 광고에 비해 그 실효성은 의문입니다. 엑스포는 축제와 달리 경제적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인데 엑스포 조직위원회 사무처장조차 “수익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가치투자”라며 본질을 비켜가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살펴보았습니다.
하동을 대표하는 자연환경은 지리산과 섬진강임을 전 국민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하동군청은 하동의 상징어로 ‘알프스 하동’이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부끄럽습니다. 그런데 ‘알프스하동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악양면, 화개면, 청암면에 산악열차를 건설하겠다고 합니다. 사업비의 90%를 내기로 했던 대림건설은 수익성이 낮아 투자를 철회했고, 기획재정부에서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권고가 있었음에도 하동군은 이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동 주민들은 1년 넘게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통해 그 현황을 살폈습니다.
제게는 2021년이 특별한 한 해입니다. ‘하동주민신문-오!하동’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 7일 하동주민 9명이 모여 첫 회의를 했습니다. 6월 창간준비 1호 ‘하동사람들’을 선보였고, 이번 12월에 여섯번째 발행합니다, 누가 왜 발행하는지를 라디오 인터뷰 내용으로 풀어보았습니다. ‘오!하동’ 1년을 돌아보며 참여하는 분들이 즐겁게 만들어가길 희망합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 한 해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편집장의 말: 2021년, 하동을 달군 이야기
2021년 12월 / 6호
왕규식 기자
하동주민신문 ‘오!하동’의 발행과 관련하여 2차례의 인터뷰가 있었다. 지난 11월 9일 KBS 진주방송국 라디오 프로그램 <정주라 인터뷰>에는 이순경 기자가, 11월 25일 KBS1 라디오 프로그램 <라디오 전국일주에는 왕규식 편집장과 이순경 기자, 홍마리 기자가 인터뷰에 참석하였다. 이 중 11월 25일 인터뷰를 통해 하동주민신문 ‘오!하동’이 만들어지게 된 7개월의 과정을 알아본다. (답변자는 별도 표기하지 않음)
하동주민신문 ‘오!하동’, 여기서 ‘오!하동’이 어떤 의민지 궁금해요?
우리 지역 하동을 대표할 만한 이름이 뭔지 고민했어요. 무겁지 않고 친근하면서 나와 이웃의 이야기가 신문 제호가 되는 이름을 고민한 결과가 ‘오!하동’입니다.
왜, 주민신문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신 거예요?
하동에 살고 있는 우리 주민의 이야기가 담긴 신문이 필요했어요. 하고 싶은 말과 전달해야 할 이야기를 공정하게 전하고 무엇보다 주민이 주인공인 신문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기획회의 중인 ‘오!하동’을 만드는 사람들
이번 창간준비 5호에도 다양한 소식들이 담겨 있던데 참여하는 기자는 어떤 분들인가요?
농사 지으시는 분, 빵 만드시는 분, 민박하시는 분, 대나무 공예가… 같은 8분의 기자와 운영팀이 있습니다. 여러 방면에서 일하시는 분들이라 의견도 다양하고 관심사도 여러 갈래고, 한번 회의하면 기본이 3시간이에요.
신문구성이 굉장히 알차요. 지역시사와 사람사는 이야기 등… 어떤 소식들을 담고 있나요?
한 달에 한 번 나오는 거라 발 빠른 소식 전달은 어렵지요. 그래서 주제를 선정해서 심층 취재하는 기사가 대부분입니다. 창간준비 1호 주제는 ‘하동사람들’이었고, 이후로 ‘관광’, ‘의료’, ‘쓰레기’, 그리고 ‘교통’을 다뤘습니다. 이런 부분을 주민들이 궁금해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만들어요.

'오!하동' 넌 누구?
2021년 12월 / 6호
홍마리 기자
‘오!하동’ 5호에서 하동의 대중교통을 살펴보았습니다. 농촌인구의 56%가 승용차를 이용한다고 하니 나머지 44%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셈이죠. 교통에선 승용차 없는 사람이 약자입니다. 교통약자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대중교통인 버스와 택시의 운영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청소년들의 버스 이용 현황을 살펴보고, 대중교통 활성화보다 승용차 중심의 도로 건설이 더 중점인 현실도 따져보았습니다.
대중교통은 농촌인구 감소로 이용객 수가 줄어들면서 만성적자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하동군은 농어촌버스 운영 손실액을 상당부분 보조해주고 있습니다. 군민의 세금으로 겨우 유지되고 있는 것이죠.
이런 상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어서 정부는 ‘농촌형교통모델’ 사업으로 교통약자들의 요청에 맞춘 대중교통 정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교통 약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100원택시나 마을순환버스 같은 정책이 대표적이죠. 하동에서도 농촌형교통모델사업이 운영되고 있는데 더 확대되고 다양해지기를 희망합니다.
사람은 어떻게든 움직여야 살 수 있습니다. 농민들은 트랙터나 경운기 같은 농기계를 이동수단으로 삼기도 합니다. 어르신들은 사륜오토바이의료용 전동차로 움직이기도 합니다. 아동과 청소년은 부모의 차가 아니면 버스 밖에 없습니다.
교통약자들이 마음 놓고, 언제든, 어디든 대중교통으로 다닐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이동권 보장이며, 소통의 기본 전제입니다. 그래야 삶이 행복합니다.
편집장의 말: 이동이 자유로워야 삶이 행복하다.
2021년 11월 / 5호
왕규식 기자
이번 호에서 하동의 쓰레기를 다각도로 취재하였습니다. 쓰레기 현황과 처리과정을 살펴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동군 쓰레기의 91%가 하동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온 석탄재였습니다. 군민이 버리는 생활쓰레기는 1%에도 미치지 않았습니다. 하동의 쓰레기 문제는 석탄재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석탄화력발전소 하나가 하동의 환경과 군민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심각합니다.
지리산과 섬진강 남해로 둘러싸인 하동은 그야말로 청정지역입니다. 그런데 이 청정 지역에 미세먼지가 수시로 ‘나쁨’이 예보되고 ‘주의보’도 발령됩니다. 왜 그런지 궁금했는데, 석탄화력발전소의 석탄재 쓰레기 발생량을 보고 그 주된 원인 중 하나가 석탄화력발전소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석탄발전소는 미세먼지를 넘어 기후 환경에도 큰 영향을 줄 것입니다. 우리가 쓰고 버리는 생활 쓰레기는 하동군 내에서 전부 처리해야 합니다. 우리의 힘과 지혜로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근본으로는 쓰레기양을 줄이는 게 우선이겠지요. 재활용을 늘리고, 소각과 매립을 최소화해야겠지요. 이를 위해 군 행정이 적극 나서야 합니다. 농사를 지으면서 발생하는 영농폐기물인 폐비닐과 농약병을 모으는 집하장을 모든 면에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그 개수도 늘려야겠고. 다회용기와 재활용품 제작 배포도 지원하고, 환경과 쓰레기 문제에 대한 인식확대에도 적극 나서야 합니다.
이번호는 특별기고 글을 편집실 시선으로 실었습니다. 악양면에 사는 시인 박남준님이 쓰레기 특집기사에 맞춰 신작시를 보내주었습니다. 시인의 마음으로 오늘을 함께 살펴봅니다.
편집장의 말: 오!하동 2021년 10월호 '하동군 쓰레기 문제'를 집중 취재하였습니다
2021년 10월 / 4호
왕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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